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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환율/김서웅 논설위원실장(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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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환율/김서웅 논설위원실장(지평선)

입력
1998.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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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란 두나라간 화폐의 교환비율이다. 옛날 이론은 이 교환비율이 경상수지에 연동해서 움직이는 것으로 되어 있다. 즉 경상수지가 흑자면 평가절상, 적자면 평가절하가 된다. 이같은 환율 변동이 흑자국엔 수입증가와 수출감소, 적자국 수출입엔 그 반대방향으로 영향을 미쳐 결국 양국 경상수지가 균형으로 되돌아 가도록 자동조절 기능을 수행한다는게 종래의 정설이다.■그러나 요즘 엔­달러 등락 움직임은 경상수지설로는 도저히 설명이 안된다. 최근 연속 4개월째 적자폭이 늘면서 올 무역수지 적자규모만도 자그마치 1,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적자국 미국의 달러화는 엄청난 강세를 지속하고 흑자를 내는 일본 엔화는 약세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외환자유화와 함께 국경을 넘는 자금이동이 활발해지면서 환율이 상품이나 서비스대금 결제용 외환수요보다는 자본거래, 특히 단기 이차(利差)를 노리며 들락날락하는 국제 핫머니 유출입에 좌우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엔화의 이상(異常)약세, 핫머니가 교란하는 비정상 환율때문에 가장 타격을 받는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다. 일본 엔이 1달러에 1엔만 떨어져도 도요타자동차의 연간 이익이 100억엔 늘어난다고 한다. 반도체 철강 조선등 세계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해야 하는 우리 주력수출산업의 피해는 심각해 질 수밖에 없다. 불과 3년전 한창 강세땐 달러당 79엔선까지 갔던 엔이 변함없는 흑자를 구가하면서도 일방 하락, 최근 한때 150엔선까지 육박했던 것은 난센스다.

■엔저(低)를 저지하는 선진국 협조개입 노력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이젠 환율기능을 마비시키고 세계경제를 혼란시키는 투기성 핫머니 규제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 일본도 아시아 경제위기를 촉발하고 있는 엔 탈출러시의 진원인 초저금리를 왜 손대지 않는지 안타깝다. 제로%나 다름없는 금리 좀 올린다고 경기가 위축된다는 주장은 아무래도 엄살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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