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M&A… 청산… 결국 ‘문닫기’/합병후 청산 등 복합처리 방식도/인수합병 ‘희망사항’ 가능성 미미퇴출대상이 된 55개 기업들은 ▲자산매각 ▲인수·합병(M&A) ▲청산 등 크게 세가지 방식으로 시장에서 이름을 감추게 된다. 이헌재(李憲宰) 금감위원장은 18일 『채권은행 직원과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기업구조조정팀이 다른 금융기관과 협의, 세가지 중 채권확보가 가장 유리한 방안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을 위해서는 인수·합병이 가장 유리하다. 헐 값에 자산을 매각하지 않아서 좋고 직원들을 대량 해고해야 하는 부담도 덜 수 있다. 하지만 은행들은 주요 그룹 계열사를 제외하면 이 방식은 성사 가능성이 적다고 보고 있다. 일단은 자산·사업매각을 최우선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처리과정에서는 흡수합병 후 청산, 일부매각 일부청산 등 한 기업에 대해 여러 방식이 동시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자산·사업 매각
자산매각은 공장설비나 사옥 등 부동산을 나눌 수 있는대로 나누어 팔아치우는 방법이다. 사업부문 매각은 전체 사업 중에서 경쟁력이 있는 일부 사업만 떼내 자산도 팔고, 영업권도 넘기는 방식. 매각과정에서 가장 논란이 될 부분은 기존의 부채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것이다. 엄청난 부채와 함께 기업을 사가라고 해서는 매각성사 가능성이 극히 낮다. 기업구조조정팀 관계자는 『해태그룹처럼 부채를 제외한 자산을 매각 추진, 성사되면 채권단이 대금을 나눠 갖고 그래도 모자라는 빚은 탕감하는 방식이 가장 일반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합병
퇴출될 기업을 국내외의 다른 기업에 팔아넘기는 방식이다. 그룹이 다른 기업과 합치는 방식으로 떠안을 수도 있다. 기업은 사업을 되도록 온전하게 보전하고 직원들을 덜 희생시켜 파장을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은행도 채권 회수가 확실하고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5대 그룹을 포함한 주요 그룹은 대부분 이번 퇴출대상 계열사를 사업이 비슷한 다른 계열사로 흡수합병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청산
부도가 난 뒤 자산 인수자가 나타날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합병이 여의치 않은 기업에 대해 선택하는 최악의 방법이다. 청산 결정이 내려지면 기업의 사업가치는 논외로 하고 부동산 등에 대한 처분을 우선 추진한다. 이를 통해 들어오는 돈을 금융기관들이 담보권 순서대로 찾아가게 된다. 담보가 없는 제2·3금융권의 채권자들은 그 나머지를 채권비율에 따라 나눠 갖는다. 업종 전망이 불투명하고, 기업 규모가 작은 업체나 그룹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기업들은 이 방식으로 처리될 전망이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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