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우리 선율과 양악의 蜜月/젊은 소리꾼 김용우의 2집 ‘괴나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우리 선율과 양악의 蜜月/젊은 소리꾼 김용우의 2집 ‘괴나리’

입력
1998.06.19 00:00
0 0

◎청아한 목청의 선비가 신선주를 한잔 걸친듯 꺾임도 흐느낌도 없다젊은 가인(歌人) 김용우(31)가 2집 음반 「괴나리」를 발표한다. 정악·속악의 구별은 없다. 팔도의 신·구민요를 다양한 형식속에 되살린다. 창(唱)하면 얼른 연상하게 마련인 꺾임도, 흐느낌도, 귀곡성도, 쇳소리 목청도 아니다. 귀에 익은 기존 민요 선율들을 사물놀이 클래식 실내악 아카펠라 재즈가 새롭게 살려 냈다. 청아한 목청의 선비가 신선주라도 한 잔 걸쳤는가. 괴나리 봇짐속에는 갓 건져올린 10곡이 싱싱하다(7월7일 발매·삼성뮤직).

경기민요 「능수버들」을 신동일씨가 편곡해 낸 「천안도삼거리」에서는 그의 노래를 예술종합학교 재학생 5명의 피아노 5중주가 받친다. 귀에 익은 「군밤타령」에서는 MBC 합창단 출신 성악가 6명의 아카펠라가 등장한다. 해금과 첼로가 반주하는 「방아타령」에서 그는 징과 장구 반주로도 참여했다.

「통일아리랑」은 유일한 재즈 반주곡. 재즈 피아니스트 신관웅, 드러머 김희현, 베이시스트 장응규 등 국내 1급의 「슈퍼트리오」가 받쳤다. 『내 목소리와 재즈 캄보가 나란히 갔어요. 크로스오버적 「실험」이라기보다는, 정착을 위한 「시도」입니다』 하기사 그 자신, 『이번 시도가 국악판에서 보자면 이질적』이라는 사실을 안다.

양악과 국악의 즉물적 결합, 그가 이번에 작업하면서 가장 경계했던 부분이다. 예를 들어 「천안도삼거리」 작업 때는 얼른 떠올리기 쉬운 방식인 삼화음 위주의 접근방식을 그는 극구 거부했다. 잘 단련된 현악4중주단을 무려 10시간 동안 휴식 없이, 애원해 가며 혹사했다. 3화음 진행이 아니라, 증·감화음 중심의 반음계적 진행을 고집한 것이 바로 타성적인 방식을 피하기 위함이었다. 국악 대중화의 명분을 걸고 일부에서 여전히 진행중인 그같은 길을 가리켜 그는 『유치찬란하다』고 말한다.

悲而不悲(비이불비), 한(恨)을 한으로 표현하지 않는 정악(正樂)의 정신 덕이다. 「국악고-서울대 음대」라는 정통 코스 출신. 졸업후에는 12바탕 가사와 사물놀이를 이수하더니, 박병천 이양교 오복려 조공례씨 등 인간문화재들을 차례차례 사사했다. 그러나 그의 현재는 대학 이후 계속돼 온 민요 채집이나, 국악타악그룹 「푸리」와 매년 벌여 온 일본공연 등 장외활동에 더 바쳐지고 있다.

96년 자비 1,500만원을 들여 무려 1년 걸려 혼자 제작한 「김용우의 지게소리」가 그의 첫 음반. 500장이라는 당시 국악 음반의 평균 판매량에 비춰봤을 때, 1만5,000장이나 팔리는 의외의 빅 히트였다(서울음반). 그러나 이번에는 『좋은 아티스트들 덕에 나 혼자 북치고 장구치지는 않았다』고. 민요적 창작 선율에 시인 최진성(30)씨가 작사한 「I Love Korea」를 3집으로 계획하고 있다.

7월 5일 하오 7시 장흥 「사슴의 집」에서는 음반 수록곡을 중심으로 2집 발표기념 공연도 갖는다. (0351)40­5732<장병욱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