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 우위 수학·과학도/여학생들 성적 대등해져미국의 청소년 사이에 점차 성(性)의 구분이 없어지고 있다. 특히 10대 소녀들의 행태가 급속도로 소년들의 행동 양식을 닮아가면서 전통적으로 여성과 남성을 구분지어왔던 특성도 사라지고 있다. 미 국립여성문제연구소가 17일 발표한 「소녀 보고서」(Girl Report)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남학생들의 성적이 우수했던 수학과 과학에서 여학생들의 성적 향상이 두드러진 반면 흡연 음주 마약복용 등에 있어서도 남학생들을 따라가고 있다.
91년 13%의 여학생이 담배를 피웠으나 96년에는 23%로 늘어났다. 또 5년전 7%의 여학생만이 마리화나를 피웠으나 96년에는 17%로 조사됐다. 아직은 여학생의 범죄가 남학생에게는 못미치지만 지난 10년간 남학생의 범죄증가율보다 거의 2배에 이르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96년 전국적으로 실시한 수학과 과학 테스트에서 중학 2년부터 고교 3년에 이르는 여학생들의 점수가 남학생들에 비해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리 필립스 교수는 『10대 소녀들이 과거보다 대담하고 건강하게 사회생활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남학생들의 나쁜 행동까지 닮아가는 역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필립스 교수는 『앞으로 교육과정에서 여성이 남성의 좋은 점을, 그리고 남성도 여성의 좋은 점을 닮도록 가르치는 게 성차별 철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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