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년 설립이후 34년동안 한국 섬유산업계를 주도해 온 한일그룹이 해체의 비운에 처했다.한일그룹은 18일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모기업인 한일합섬을 비롯한 주력 4개 계열사에 대한 퇴출기업판정을 받고 국제상사와 한일리조트만 남게돼 그룹의 이름까지 바꾸어야 할 상황에 빠졌다. 금감위는 특히 한일그룹의 모기업으로 한국 섬유산업의 호황기를 이끌었던 한일합섬을 부실기업으로 판정, 이번 퇴출기업 선정의 시범케이스로 삼은 듯한 인상이다.
아크릴사 양모대체품을 주력상품으로 73년에는 단일업체로는 최초로 1억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80년대 중반에는 해체된 국제그룹의 계열사를 대거 인수하면서 일약 재계의 중위권 그룹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섬유경기 침체로 어려움이 닥치면서 97년말 기준 총매출 1조2,745억7,700만원에 총자산수익률이 마이너스 7%, 차입금 의존도가 91%, 부채비율이 1,039%에 달하는 부실속에 빠졌다. 금융권의 퇴출대상 표적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한일그룹도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15일 주력기업인 한일합섬과 국제상사를 합병하고 나머지 계열사를 모두 정리하겠다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으나 이미 은행권으로부터 정리대상으로 판정난 상태였다. 한일은 그러나 『상대적으로 협조융자비중이 낮은데도 퇴출대상에 올랐다』며 『자구노력을 지원해줄 것』을 요구했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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