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비리 관련자 명단은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공개하라』 16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엄명이 떨어진이후 상당수 군 장성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일부 몰지각한 지도층 인사들과 졸부들도 마찬가지다. 한 장성은 『최근 알만한 인사들로부터 수사진행을 묻는 전화를 자주 받는다』며 『그때마다 「망신당할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식으로 대답한다』고 말했다.군 관계자들은 많은 장성과 영관급 장교들이 원준위를 통하지 않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한 두건씩의 병무민원을 불가피하게 처리했으리라고 보고 있다. 특히 장성들의 경우는 국회의원 등 유력인사의 청탁을 홀대할 경우 「괘씸죄」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국방부 K준장은 『군입문후 30여년간 친지와 학교동기 등으로부터 끊임없이 병무부탁을 받아왔다』며 『심지어 부탁을 안들어 준다는 이유로 절교를 선언한 친구도 있다』고 고충을 털어 놓았다. 이 때문에 군 내부에서는 이번 사건이 병무청탁에서 군 스스로가 해방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국방부 관계자는 『그런 의미에서 원준위 수첩에 기재된 내용 중 「신경써서 배치해달라」 「어디에 배치됐는지 알아봐 달라」 등 당사자로서는 정말 억울할 수도 있는 경우까지 모두 공개,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말했다.<정덕상 기자>정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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