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6일 언급한 빅딜(사업맞교환) 번복기업이 어느 그룹인지가 재계의 커다란 관심거리로 되고 있다.재계에선 일단 김대통령의 발언이 현대를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는 김중권(金重權) 청와대 비서실장이 빅딜임박설을 밝힌 후 『빅딜합의설은 사실무근이며, 요청받은 적도, 검토한 적도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었다. 현대는 삼성이 자동차를 현대에, 현대가 석유화학을 LG에, LG가 반도체를 삼성에 주는 3각 빅딜시나리오가 삼성에 커다란 이익을 안기는 것이며 현대로선 삼성자동차를 인수해봐야 손해일 뿐이라고 비판해왔다.
특히 최근 증설을 통해 국내 제1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는 석유화학을 내주고 부채가 3조원을 넘는 삼성자동차를 인수하는 것은 일방적으로 밑지는 「딜」이라는 시각이다. 2세 재산분할도 빅딜합의서를 파기한 중요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석유화학은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이 애정을 쏟았던 고 정신영(鄭信永)씨의 아들(몽혁·夢爀)이 경영중이어서 정명예회장의 결단없이는 빅딜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재계일각에선 삼성이 불복했다고 주장하는 시각도 있다. 당초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한 측근과 계열신문사 경영진이 자동차 처리를 위해 3각 빅딜을 박태준(朴泰俊) 자민련총재에게 제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 이회장이 자동차 빅딜추진을 뒤늦게 알고선 「자동차사수」를 강조, 빅딜협상이 중단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LG는 당초 주력인 반도체빅딜에 반발하다가 개인휴대통신(PCS)사업이 검찰의 수사를 받는 등 외환이 겹치자 승복했다는 후문이다.<이의춘 기자>이의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