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 300선이 마침내 붕괴되고 환율이 1,430원대로 급등하는등 국내금융시장이 본격적인 엔저(低) 태풍권에 휘말리고 있다. 제동이 안걸린채 수직하강하는 엔시세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145엔선을 돌파, 146엔선까지 치솟으면서 몰아닥친 전날의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 충격이 16일에도 이어져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한때 280선마저 깨졌고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40원남짓 오른 1,440원대를 오르내렸다.엔화의 급격한 하락은 당장 우리산업의 수출경쟁력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고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려 우리가 추진하는 기업과 금융의 구조개혁에 차질을 빚게 한다. 리란칭부총리가 이미 그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선 것처럼 수출부진을 견뎌낼 수 없는 중국이 끝내 위안(元)화 평가절하로 대응하면 이는 아시아 각국의 절하경쟁 촉발로 이어지고 한국을 비롯한 이 지역 경제가 제2의 위기상황으로 다시 내몰릴 수밖에 없다.
문제는 엔화 약세는 지속되고 강세반전을 기대하기는 당분간 어렵다는 사실이다. 당사국인 미국과 일본이 팔짱을 낀채 엔약세를 저지할 외환시장개입은 물론 근본 원인인 양국 경기와 금리격차를 시정할 적극적인 의도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엔 폭락이 초래할 최악의 상황까지도 감안한 다각적 위기대응체제를 서둘러 갖춰 나가야 한다. 어차피 1달러 150엔대 이상을 대비한 수출전략과 외환수지보전대책은 불가피하다. 특히 금리인하에 집착한 경직된 원·달러환율 방어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최근 2주간 엔화에 대해 26%나 고평가된채 그대로 유지된 비정상 행태의 원화환율이 불신을 낳고 결국 외국인자금의 증시이탈과 주가폭락을 가속, 금융시장 혼란만 증폭시켰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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