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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재계회의 비공개 토론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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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재계회의 비공개 토론 내용

입력
1998.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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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계 “한국은 자국민만 선호말라”/기업·정부·금융 모두 투명성 낮아/외자유치 사례 등 국가홍보 미흡/과격한 노조활동,투자안전 의문『한국은 아직도 전쟁의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다』 『TV 화면에 나오는 붉은 머리띠는 한국에 투자하고 싶은 생각을 없앤다』 15일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미재계회의 제11차 총회에 참가한 미국 재계인사들이 평소 한국 정부 및 재계에 대한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이들은 이날 오후 비공개로 2시간가량 진행된 자유토론에서 국가홍보 부족, 기업의 투명성 부족, 자국민 선호주의, 전쟁 이미지 등을 외자유치 걸림돌로 들었다. 양국 재계 관계자들은 3개 분과위원회로 개별 진행될 오후일정을 변경, 현안에 관한 공감대를 넓히는 차원에서 자유토론을 실시했다. 다음은 미국 재계인사들의 주요 발언내용이다.

A회장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방미 결과에 상당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들여다보면 신뢰감이 떨어진다. 기업뿐 아니라 정부 금융기관도 투명성이 낮다.

B사장 한국은 이미지 관리에 실패하고 있다. 아직도 미국에서는 6·25 전쟁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다. 한국이 안전한 나라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TV 화면에 붉은 머리띠를 맨 한국 사람들을 보면 한국에 투자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진다. 한국은 또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국가들과 세제 관료제도 투자 인센티브 등을 비교해 봐야 한다.

C사장 동남아에서는 서양인이 은행이나 기업의 사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정서상 용납되지 않는다. 한국인들은 마음을 열어야 한다. 자국민 절대선호주의는 타파해야 한다.

D회장 스웨덴 볼보가 삼성중공업 기계부문을 인수한 것이나 독일 바스프가 효성바스프의 지분을 사간 것이나 모두 훌륭한 외자유치 사례다. 그런데 한국은 이를 홍보할 줄 모른다. 성공사례를 투자유치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

E회계사 회계제도 투명성이 문제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회계제도는 간단한 게 아니다. 조금만 더 한국에 시간을 주자.

한국 재계인사들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한국 정부나 업계, 금융기관은 모두 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한국이 미국이 될 수 없는 만큼, 이해하고 인내심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이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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