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영향 과잉 반응… 증시 허약체질 반영/엔 약세 고려땐 원화환율 1,500넘어야 안정종합주가지수가 결국 280대까지 내려앉은 것은 엔화약세가 아시아 시장에 미칠 악영향과 이로 인한 외국인의 국내 증시이탈에 대한 우려때문이다. 여기에 1,400원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는 원화환율이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근모(李根模) ING베어링증권이사는 『외국투자가들은 한국을 떠난다기보다는 주식을 더 이상 사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달러당 엔화환율은 연초에 비해 10%이상 절하됐지만 원화는 오히려 절상된 상태이기 때문에 최소한 달러당 1,500원대는 넘어서야 외국인들이 환차익 및 달러환산 주식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날 엔화 약세 외에 특별한 악재가 없음에도 주가의 낙폭이 예상보다 컸던 것은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들의 움직임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해온 증시의 허약한 체질탓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주말 미국계 헤지펀드인 타이거펀드가 투신사에 수익증권 환매를 요청했다는 설이 돌면서 주가폭락이 가속화했다. 하지만 이 펀드는 단순히 환매절차만을 문의했으며 오히려 다음날 100억원대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때문에 일부에서는 『외국인들에게 증시가 놀아나고 있는 것 아니냐』고까지 말하고 있다. 증시 관계자들은 주가전망을 회피하고 있다. 대략 270정도를 바닥으로 보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주식을 살 세력이 없는 상태에서는 전망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엔화환율 등 외부요인은 차치하고, 국내 구조조정을 조속히 마무리해 「살 종목」이 떠오르고 국내 금융기관들이 퇴출걱정에서 벗어나 주식을 살 수 있게 돼야 증시가 살아날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부실기업퇴출향방이 정해질 이번 주말이 증시에도 최대 고비인 셈이다.<김준형 기자>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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