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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밝힌 소떼트럭 1㎞이어져 장관/어젯밤 서산농장출발 밤샘 북녘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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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밝힌 소떼트럭 1㎞이어져 장관/어젯밤 서산농장출발 밤샘 북녘行

입력
1998.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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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분단벽 허무는 계기” 송별/260㎞ 전구간 순찰차 10여대 호위/鄭회장 “고향 다시 가게돼 기쁘다”소 500마리가 마침내 「북행장도(北行長途)」에 올랐다.

15일 밤 11시 정각. 소들을 나눠 태운 대형트럭들은 일제히 전조등 불빛을 밝히며 굉음과 함께 충남 서산시 부석면 창리 서산농장의 문을 나서기 시작했다. 경찰의 선도차가 맨앞에서 길을 인도하는 가운데 소 운송트럭 45대를 비롯, 100여대에 달하는 차량들은 1㎞가 넘는 불빛 행렬을 이루어 한밤의 장관을 연출해 냈다.

그동안 소들을 정성껏 돌봐온 서산농장 관계자들과 마을 주민들은 손을 흔들어 소들의 장도를 기원했으며 행렬이 지나는 도로변마다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몰려나와 이번 일이 분단의 벽을 허무는 한 계기가 되기를 염원했다. 차량행렬은 16일 새벽1시께 천안인터체인지를 통해 경부고속도로에 진입, 북상길을 재촉했다.

○…서산농장직원과 마을주민 등 300여명은 이날 오후3시 농장에서 환송식과 함께 소들의 안전한 여행과 통일을 기원하는 제(祭)을 올렸다. 농장직원들은 1년이상 함께 지내온 소들을 일일이 어루만지며 「석별의 정」을 나눴으며 서산농고 풍물대의 농악 속에서 「대표암소」 10마리에게 화관(花冠)과 짚신 발싸개가 씌워졌다.

○…오후5시부터는 소들을 5, 8톤트럭 45대에 나눠 싣는 「상차식」이 이어졌다. 농장직원들은 트럭 적재함바닥에 왕겨를 깔고 소독작업을 벌인뒤 소들을 6∼16마리씩 트럭에 태웠다. 트럭 앞 뒤에는 「정주영 명예회장 방북 소 운반차량」이란 표지가 번호판을 대신했으며 옆에는 같은 내용의 플래카드가, 앞에는 적십자깃발과 현대사기가 각각 걸렸다. 또 예비트럭 5대에는 소들이 북한에서 적응할 때까지 먹일 사료 50톤과 물이 실렸다.

○…이날 소 운송행렬에 참여한 차량은 이밖에도 선탑차량 8대, 유조차와 정비차량 각 2대에다 운전기사들을 태우고 돌아올 버스, 호위차량, 경찰순찰차, 보도진 차량 등 무려 100여대에 달했다. 그동안 서산농장 주변을 경비해온 경찰은 이날도 임진각까지 260여㎞ 전 구간을 순찰차 10여대로 호위,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16일 소를 이끌고 방북하는 정주영(鄭周永)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이날도 평소와 같이 오전7시께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그룹 사옥에 출근하면서 『고향에 다시 가게돼 기쁘다』며 감회를 나타냈다.

○…KBS MBC SBS 등 방송3사는 16일 오전6시부터 정 명예회장의 방북을 중계방송한다. 방송사들은 아침 프로그램을 통해 소들의 임진각 도착 모습에서부터 방북기념식, 판문점 출발 때까지 전 과정을 방영할 계획이다.<서산=전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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