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어민들이 바다 수온변화 따라 이름붙여/무역풍 강약이 원인… 전세계 가뭄·폭우 불러어린이들이 요즘 TV나 신문에서 가장 자주 듣고 보는 말은 무엇일까요. IMF와 엘니뇨 라니냐가 아닐까요. 봄이 일찍 오고 여름이 무척 더운 최근의 이상기온을 설명할 때면 꼭 나오는 것이 엘니뇨죠. 하반기에는 엘니뇨가 퇴장하고 여동생격인 라니냐가 올 것이라고 합니다. 여름에 코스모스가 피고 빙과류 냉장고가 많이 팔리는등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상기온에 대해 구남초등학교 김기명선생님으로부터 배워봅시다.
김선생님은 『엘니뇨 라니냐는 원래 스페인어로 각각 「아기예수」「귀여운 소녀」의 뜻을 갖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페루어민이 그 나라 앞바다가 평소보다 차갑거나 더워지는 현상에 붙인 이름이 전세계적으로 쓰이고 있어요. 페루는 세계적 수산국가로 꼽힐 정도로 물고기가 많이 잡히는 나라입니다.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곳이어서 물고기가 많이 모이기 때문이죠. 국내에서 팔리는 홍어도 대부분 페루산이라고 합니다.
크리스마스때에도 남편들이 물고기를 잡느라 바다에 나가 있기 때문에 페루어부의 가족들은 크리스마스파티를 열 수도 없었죠. 어느 해 갑자기 바다수온이 높아지면서 물고기가 오지를 않는 거예요. 오랜만에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페루사람들이 몇 년에 한 번씩 수온이 높아지는 현상에 대해 「아기예수」라는 귀여운 이름을 붙이게 된 거죠. 반대로 수온이 평소보다 더 차가워지는 현상은 라니냐라고 부릅니다.
페루 앞바다는 왜 차가워지고 뜨거워지고 하는 걸까요. 페루 앞바다와 우리나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먼저 열은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움직이고 바다와 대기가 열을 주고 받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보통 적도지방에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대기가 이동하는 무역풍이 불죠. 무역풍은 적도바다의 열기도 함께 몰고 갑니다. 따라서 페루 앞바다, 즉 태평양의 동쪽바다는 평균온도보다 낮고 인도네시아 필리핀등 서태평양은 뜨거우며 수면도 높은 편입니다. 인도네시아등지에 몰린 열은 비가 되어 내리기 때문에 이 지역은 항상 강수량이 많아요. 반면 페루 앞바다는 표면바다가 서쪽으로 이동해 버리니까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바닷속의 차가운 물이 솟구치고 여름에도 해수욕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온도가 낮습니다.
라니냐는 무역풍이 평소보다 심하게 불면서 나타나는 현상이죠. 페루 앞바다가 급격히 식으면서 평소의 23∼27도보다 낮아지고 동남아지역에는 폭우가 쏟아지기도 합니다. 라니냐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는 비가 와야 할 때 오지 않고 가뭄이 닥치는 이상기상현상이 벌어지지요. 기상청은 우리나라도 올해 하반기에 가뭄이 들고 겨울이 무척 추울 것이라고 합니다. 엘니뇨는 라니냐와 반대현상이죠. 무역풍이 불지 않고 바다도 이동하지 않습니다. 페루 앞바다 수온이 올라가는 대신 인도네시아의 뜨거운 바다가 주위로 퍼져 수증기발생이 줄어들지요. 올들어 인도네시아에 몇개월동안 비가 오지 않아 산불이 꺼지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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