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조세형(趙世衡) 총재권한대행과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 사이에 「핫라인」이 가동되고 있다. 6·4 지방선거후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강원지사선거패배 책임론, 공동정부 운영협의회 구성문제, 내각제공론화 시기 등을 둘러싸고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그런 속에서도 오히려 두 사람의 만남이 한층 빈번해지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선거후에만 최소한 네차례 이상 회동했다는 게 측근들의 귀띔이다.만나는 형식도 격의가 없다. 누구든 만날 필요를 느끼는 쪽에서 먼저 연락을 하고 연락이 오면 가급적 선약을 깨고서라도 자리를 함께 한다. 11일에도 박총재가 『점심이나 함께 하자』고 만났다.
만나는 형식에 흉허물이 없는 만큼 대화 내용에 있어서도 두 사람은 서로의 속내를 털어 놓는다고 한다. 최근의 회동에서 조대행은 자신이 『내각제 개헌 논의는 대통령 임기말에나 하자』고 말한 것으로 돼 있는 일부 보도 내용에 대해 자초지종을 설명한 뒤 이해를 구했다.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자민련의 주장이나 요구를 액면 그대로 수용할 수는 없지만 약속은 지킨다』는 게 국민회의의 기본 입장임을 솔직히 얘기했다는 후문이다. 박총재도 조대행의 해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조대행은 내친 김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언급한 「지역연합론」과 관련해서도 당의 입장에서, 그리고 공동 여당의 입장에서 접근해 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박총재의 허심탄회한 의견을 구했다.
두 사람간의 만남은 무엇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생기는 양당간의 「오해」를 불식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게 측근들의 얘기다. 조대행은 보도 내용의 진위를 확인해 보지도 않고 자민련 내부에서 터져 나오는 불만에 대해 섭섭함을 토로 하기도 한다. 또 박총재는 당을 꾸려가는 입장에서 어쩔 수 없이 맞닥뜨려야 하는 고충을 털어 놓기도 한다는 것이다. 「조박핫라인」이 여여갈등 해소에 얼마나 기여 할지 주목된다.<고태성 기자>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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