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조순(趙淳) 총재와 이회창(李會昌) 명예총재가 7·21 재·보선 출마문제로 공방(攻防)의 대립각을 더욱 뚜렷이 하고 있다. 조총재가 강릉을 재선 출마를 기정사실화 한 채 다소 느긋한 입장인 반면, 이명예총재는 서울 종로 보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과 관련, 만만찮은 당내 반발에 휩싸여 있다. 특히 조총재는 강원도 선거승리의 여세를 몰아 원내로 진출, 총재경선의 교두보를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총재는 『당이 어려울 때 지도부가(재·보선에) 나서야 한다』며 이명예총재를 압박하고 있다. 두 사람간의 이같은 「공수(攻守)교차」는 향후 당권 경쟁과 밀접한 함수관계를 맺고 있다.조총재의 노림수를 잘 알고 있는 이명예총재가 보선출마를 완강히 고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명예총재 주변인사들은 『새로운 정치세력을 형성, 보다 큰 정치를 하기 위한 선택』이라며 『당에 보선출마 이상의 희생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속사정은 따로 있다는게 지배적인 견해이다. 무엇보다 여권의 집중공세가 부담이다. 여권이 「1,000만표의 위력」에 대한 견제심리로, 자신에게 모든 화력을 투입할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선거과정에서 적잖은 상처를 입게됨은 물론, 당선되더라도 「상처뿐인 영광」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당권파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와 불신도 적지 않다. 차기당권을 놓고 대립상태에 있는 당권파가 「나무에 올려놓고 흔드는」격으로, 선거과정에서 비협조 내지 방관 할 것이라는 우려다. 이명예총재측은 불출마에 대한 당내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이철(李哲) 전 의원등 거물급 인사를 「대타」로 내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김성호 기자>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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