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DJ와 ‘미국적 가치’/유승우 정치부 기자(기자의 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DJ와 ‘미국적 가치’/유승우 정치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06.14 00:00
0 0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남아공의 만델라, 체코의 하벨 대통령 등 인권운동가와 비유하면서 간과해온 것은 김대통령의 「미국적」 특성이다. 김대통령은 이번 방미에서 다른 인권운동가와 대비되는 자신의 모습을 한껏 과시했다.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김대통령은 『나는 미국이 두 차례나 목숨을 구해준 사람』이라고 강조했고, 로스앤젤레스 시장 주최 만찬에서는 『클린턴 대통령과 나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국정철학의 동반자가 되자는데 완전한 의견의 일치를 봤다』고 말했다. 만델라가 쿠바, 리비아 등을 방문했을때 미국의 세계정책, 미국의 가치를 비판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방미 마지막날인 13일 오전 로스앤젤레스.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풍(美風)」이 국내에 상륙하면 개혁의 순풍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미대통령이 김대통령에게 보낸 「전폭적 지지」가 개혁에 대한 저항을 제압할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뜻이 내포돼 있다. 시장경제를 강조하는 「김대중식 개혁」의 방향이 미국을 모델로, 미국적 가치에 따라 추진될 것이라는 것도 짐작케 한다.

김대통령은 철저한 현실주의자다. 이같은 개혁의 방향은 미국에 대한 개인적 경험 뿐아니라 환란이후 우리가 처한 주변환경을 감안한 판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김대통령이 「아시아적 가치」를 배격하고 「미국적 가치」를 우리 토양에 접목시킬 수 있을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문민정부시절 대북(對北)·통상정책에서 『미국에 끌려다닌다』는 여론이 들끓었고, 이 여론을 의식했던 정부가 미국과 불편한 관계에 빠졌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이다.<로스앤젤레스에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