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개국 305개 기관·대학서 개설/강좌폐지·도서관 폐관등 잇달을듯IMF한파로 해외의 한국학연구가 고사위기에 놓였다. 현재 한국학과나 한국학 학위취득 과정, 관련 강의를 개설한 외국대학이나 기관은 49개국 305개. 연구규모는 작게는 객원강사 1명, 많게는 전담교수만 11명(미국 하와이대)이나 되며 연구자들은 학계등에 진출, 한국학 전파의 전령사 역할을 하고 있다. 80년대 이후 한국의 경제발전과 더불어 급증한 한국학연구 대학이나 기관들은 우리 정부나 대기업이 올해들어 IMF체제로 지원을 끊거나 대폭 줄이는 바람에 연구를 포기해야 할 형편이다.
13일 해외문화홍보원과 한국국제교류재단등에 따르면 유럽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의 한국학 메카인 영국의 런던대 아시아아프리카대(SOAS) 한국학과(교수 4명)는 교류재단 지원금이 50% 가량 깎이자 팀 랭카스터학장이 긴급협의를 하기 위해 29일 내한한다. 유럽 최대인 2만2,000여권의 한국학서적을 소장하고 있는 프랑스 파리7대학 한국학과 (교수 2명, 강사 4명)도서관과 최고의 학술기관인 「콜레주 드 프랑스」의 한국학도서관도 올들어 교류재단의 지원이 끊기면서 폐관 일보직전이다. 54년 문을 연 독일 훔볼트대의 한국학과(교수 2명) 역시 폐과위기에 빠졌다. 독일정부는 올해초 훔볼트대의 한국학과를 폐쇄하고 베를린자유대에 한국학과를 신설할 예정이었으나 지원을 약속했던 한국기업들이 최근 불가능하다고 통보해와 차질이 생겼다.
미국쪽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존스 홉킨스대는 교류재단의 객원교수 지원이 끊어지자 한국학강좌를 폐지했고 하버드대나 컬럼비아대 한국학센터의 프로그램도 지원액이 50% 이상 깎여 대부분 중지됐다. 러시아의 모스크바대 한국학센터(연구원 5명)와 상트페테르부르크대 한국어문화센터(강사 10명)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며 몽골국립대학, 인도네시아 나쇼날대학, 중국 푸단(復旦)대학에 파견된 한국인교수는 곧 철수, 강좌가 폐지될 전망이다.
교류재단은 올해 예산이 280만달러(약 40억원)로 지난 해보다 40% 이상 격감했고 인적·학술적 지원을 맡은 학술진흥재단 예산도 11% 줄어 든 11억원에 불과하다. 대기업들은 올해 이 부문에 전혀 예산을 배정하지 못했다.
학계는 『한국학의 확산보다는 연구수준의 향상을 뒷받침하면서 외국대학의 자체 지원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의 한국학연구는 1897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대에 한국어강좌가 생긴 이래 어렵게 발전해오다 80년대 들어 전세계로 확산됐다.<서사봉 기자>서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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