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한잔 제의엔 “노”축구팬들을 잠 못 이루게 하는 월드컵 열기가 도심 출근길 풍경과 직장인들의 생활패턴까지 바꿔놓고 있다. 회사마다 밤 잠을 설쳐 지각하는 직원들이 잇따르고있다. 월드컵 개막전이 열린 11일 아침 출근길 정체가 오히려 평소보다 20여분이나 늦게 시작됐다. 서울경찰청 교통상황실관계자는 『주요 간선도로는 매일 아침 7시께면 어김없이 밀리기 시작하는데 오늘은 7시30분이 가까워서야 차량이 몰려나와 간밤의 월드컵 열기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월드컵 개막전 종합시청률은 45.5%. 경기가 대부분 심야·새벽 시간대에 열리는 바람에 밤잠을 설친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휴식을 취하거나 토막잠을 자는 등 벌써부터 「올빼미 생활」을 시작했다. H상사 직원 황현규(黃賢圭·36)씨는 『낮에 약간 잠을 자두긴하지만 새벽까지 게임을 보다 아침에 지각했다』며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는 이런 생활이 계속될 텐데 IMF탓인지 회사의 「배려」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직장인들과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경기결과를 놓고 내기 붐도 일고 있다. 대우전자 축구동아리 코스모 축구단은 5,000원짜리 축구복권을 만들어 한장씩 판매한 후 예상 점수를 맞힌 사람에게 배당금을 주기로 했다.
유흥업소들은 직장인들이 귀가를 서두르는 바람에 매상이 격감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반면 축구팬들을 겨냥해 대형 화면으로 축구관전을 연계한 영화 입장권이 많이 팔리고 백화점 할인점 등은 「야식」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김호섭 기자>김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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