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년 환경헌장·평가제도 도입/부품대체·축소 꾸준한 노력/廢TV 재활용 플랜트 완공/회수法 곧 통과 “200억엔 절감”3월 18일 오사카(大阪)만 북항이 바라다 보이는 공업지대. 한편에서 마쓰시타 (松下)전기산업의 TV사업부가 운영하는 회수·재활용 플랜트가 문을 열었다. 컨베이어벨트에 실린 폐TV는 종업원의 수작업에 의해 케이스와 회로기판 등이 뜯기고 재질별로 분리된다. 마지막으로 남는 브라운관은 앞부분과 납이 들어있는 뒷부분이 따로 따로 가루로 변해 유리공장으로 보내진다.
이 플랜트는 마쓰시타가 95년부터 전국 9개소에 건설해 온 가전제품 회수·재활용 시설의 하나. 자체 회수 시설을 갖춘 것은 마쓰시타가 처음이다. 이 시설은 단순히 효율적인 분해방법을 익히기 위한 것이 아니다. 버리는 입장으로 시선을 돌려 만드는 방법의 개선을 꾀한다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올해 국회에서 통과될 것이 확실한 일본의 가전제품 회수법안은 우선 컬러TV와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 4품목에 대해 제조업체에 회수 의무를 지웠다. 4품목의 일본내 출하량은 약 2,000만대. 대당 1만엔만 들어가도 2,000억엔이고 절반을 소비자가 부담해도 1,000억엔이다. 마쓰시타의 시장점유율이 20%만 돼도 200억엔의 추가 비용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제품 생산단계에서부터 효율적인 회수·재활용을 겨냥해 비용을 줄이는 것은 수익과 직결될 수 밖에 없다.
마쓰시타의 환경대책 역사는 깊다. 89년에 환경보호추진실 설치에 이어 91년 「마쓰시타 환경헌장」을 제정했다. 제품개발 단계에서부터 부문별로 환경영향을 평가하는 「마쓰시타 평가제도」도 도입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사장과 각부문 간부들로 구성된 「환경회의」가 시작됐다. 최고경영자가 선두에 서서 벌인 이같은 운동은 말단사원에까지 「환경대책은 생산성」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이런 노력은 다양한 성과를 낳았다. 지난해 10월에 발매한 대형 하이비전 TV 「미라이(未來)」는 본체 조립에 나사를 사용하지 않았다. 또 지금까지 여러개로 나뉘어 있던 부품을 한꺼번에 성형하는 일체성형을 채용, 부품수를 종래의 5분의 1로 줄였다. 회수·처리비용은 물론 생산비가 그만큼 줄었다.
의외의 기술혁신을 가져오기도 했다. VTR의 핵심인 자기헤드드럼은 96년까지 2년간 부품수를 66개에서 48개로 줄인 결과 생산라인이 275m에서 157m로 짧아졌고 근로자수도 줄여 노동생산성이 3.4배로 높아졌다.
4월에 발매한 500ℓ가정용 냉장고 「W500」의 환경대책은 더욱 돋보인다. 냉동실과 냉장실의 냉각기를 따로 설치, 전력소비를 40%나 줄였다. 또 냉각파이프 절단면의 밀폐에 사용된 납의 유해성에 착안, 특수금형으로 납을 사용하지 않는 방법을 개발해 냈다. 냉장고문과 본체를 밀착시키는 바킹도 다이옥신의 주범으로 지목된 염화비닐을 대체한 재질을 채용했다.
환경대책은 「비용」이 아니라 「비용 절감」이라는 남다른 믿음이 이 회사의 「내셔널」과 「패너소닉」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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