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땐 실업률 5%로… 3년내 ‘1만弗소득’ 회복/실패땐 소득 5,000弗서 정체… 고물가·실업 지속「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6개월. 살아 남으려면 곪은 곳은 빠르고 깨끗하게 도려내야 한다」
생존을 위한 금융과 기업의 구조개혁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현재의 행보대로라면 올 가을쯤이면 금융기관과 기업들의 운명이 명확하게 가려지고, 우리 경제는 새출발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과연 구조개혁은 실기(失機)없이 올곧은 길을 갈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고개를 끄덕일 수 만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구조개혁에 대한 저항세력들의 반발이 만만치않고 실업자 급증, 정치권의 불안정, 일본 엔화와 중국위안화의 평가절하 등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구조개혁 성공, 3년내 1인GNP 1만달러 회복 『입사 10년차인 중견기업 과장 박모씨는 며칠전 연말 상여금과 월급을 지급받곤 눈물어린 감회를 감추지 못했다. 1년간 회사로부터 받은 임금총액이 4,000만원을 넘어선 것이다.
미 달러 대비 원화환율 1,100원으로 환산해보니 박씨의 4인가족이 1인당 1만달러 정도를 벌인들인 셈이다. 박씨는 내년에는 경제성장률이 연간 6%에 육박하고 실업률도 5%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소식에 더욱 흐뭇한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미리 가 본 2000년 12월, 우리경제의 달라진 모습이다. 물론 이는 철저한 구조개혁을 전제로 한 것이다.
우리경제 곳곳의 썩은 피와 상처를 말끔이 도려내면, 말쑥하게 새단장한 ㈜대한민국이 다가선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에는 마이너스 3%대를 기록하지만, 내년에는 3%대로 올라서고 2000년 이후에는 5∼6%대의 고성장이가능해진다.
실업률도 2000년에는 6.3%에서 2001년부터는 5%대로 떨어져 실업자들의 아픔이 치유되기 시작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올해 8%대에서 내년부터는 4%대로 낮아져 「고성장, 저물가, 적정실업」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성공하면 몰락했던 중산층이 되살아나 경제전반이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구조조정이 성공한 후에도 실업률이 과거와 같은 2%대로 낮아지지는 않겠지만 고성장을 바탕으로 실업자를 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대로 갖출 수 있게 돼 실업자들의 어려움을 충분히 덜어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구조개혁 실패, 영원한 3류
1인당 국민소득 만년 5,000달러,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또는 1%선, 매년 5%이상 상승하는 고물가, 7%안팎의 고실업. 구조개혁이 실패하거나 지연될 경우, 우리경제는 더 이상 희망을 갖기 어렵다.
구조적인 중병을 앓으면서 힘겨운 발걸음을 계속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KDI는 구조조정이 지연되면 내년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0.4%로 다시 떨어지고 2000년에는 1.4%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경상수지흑자는 구조조정 지연에도 불구하고 내년과 2000년에 1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는 세간살이를 내다 팔아 끼니를 잇는 꼴이다. 부실금융기관과 부실기업이 그대로 살아남은 결과로 경제전반이 활력과 생산성을 잃어 2000년 이후에는 경상수지도 적자도 돌아설 가능성이 높고, 이는 곧 또 한번의 국가부도위기를 가져올 공산이 크다.
이 과정에서 (주)대한민국의 구성원들은 「영원한 5,000달러짜리 싸구려 인생」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9월까지 금융과 기업구조조정을 일단락 지을 방침이다. 그 결과는 「영원한 3류」 아니면 「2만달러(1인당 국민소득)를 전제로 한 1만달러」, 둘 중 하나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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