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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인간 나오려나/수년내 성공 예측속 “자연질서 대항” 반발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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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인간 나오려나/수년내 성공 예측속 “자연질서 대항” 반발거세

입력
1998.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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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똑같이 생긴 사람이 저기서 걸어온다면…」 복제인간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올해 초 미국 리처드 시드박사가 내년 중반까지 인간을 복제해내겠다고 공언하고 복제양 돌리가 최근 정상적으로 출산, 복제기술이 21세기 과학계의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시카고에서 인공수정을 연구해 온 물리학자 시드박사는 인간복제에 참여하려는 4쌍의 부부를 이미 확보, 사회적 반대분위기 확산에도 불구하고 강행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복제인간시대가 현실이라면 현대과학의 기념비적 개가인가 아니면 인류를 파멸로 이끌 악마의 손짓인가.

생물체를 복제하는 원리는 돌리를 탄생시킨 것처럼 살아 있는 개체를 그대로 복제하는 체세포 복제가 사용된다. 난자에서 유전자가 들어 있는 핵을 빼낸 다음 복제하고 싶은 개체에서 떼낸 세포의 핵을 집어넣는 것이다. 정자와 난자가 결합한 수정란을 인위적으로 분리해 쌍둥이를 만드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성인의 체세포를 떼내 똑같은 어린이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론상으로는 인간의 복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실제로 미국의 미래의학자 제프리 피셔는 2009년이면 인간복제에 성공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인간복제가 실현된다면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에 나오는 것처럼 같은 모습의 인간을 수없이 양산할 수 있다. 죽은 애인이나 부모를 되살릴 수 있고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나 테레사수녀 같은 위인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물론 동일한 유전형질을 지녔기 때문에 외모등 신체적 특성은 같더라도 세포를 제공한 인물과 복제인간은 완전히 다른 인격체가 된다.

일부 과학자는 복제기술을 가축에게 적용할 경우 우수한 가축을 대량 생산, 인류의 식량난 해결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되며 인간에게 필요한 장기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혈우병등 유전질환의 메커니즘도 규명,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생명윤리는 고사하고 「모든 개체는 제각기 다른 유전적 소인을 갖고 있다」는 생물학적 개념이 뿌리째 흔들리게 된다. 불법적인 인간복제도 가정할 수 있다. 히틀러 같은 전쟁광이 제2의 히틀러를 양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적 어려움도 따른다. 277마리의 양을 희생시킨 뒤에야 돌리가 탄생했을 정도로 체세포 복제의 성공률은 극히 낮다. 생명공학연구소 이경광(李景廣)박사는 『돌리의 탄생기술도 아직 확립된 방법이 아니며 현재 다른 양의 체세포 복제가 가능할지 불투명하다』며 『양에서 우연히 성공한 기술을 인간에 여과없이 적용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인간복제는 자연질서에 대항하는 행위로 또 다른 천형(天刑)을 불러 일으키게 될 것이라는 비관론이 거센 게 현실이다.<선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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