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터널은 한번 들어서면 되돌아 갈 수 없다. 빨리 통과하는 게 고통을 최소화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전문가 3인을 통해 언제쯤 IMF의 탈출구가 보일지(①), 최대 난관(②)과 현재 우리 경제의 강점과 단점(③), 올 하반기 가장 시급한 대책 2가지(④) 등을 진단했다.◎2000년이후에나 경제회복 체감
■엄봉성(嚴峰成) KDI부원장
① 내년 하반기께 회복기미가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중장기성 외화가 유입될 것이기 때문이다. 생산도 회복세를 보이고, 실업률은 크게 떨어지지 않겠지만 신규 일자리는 늘 것이다. 물론 2000년 들어서야 경제 회복이 피부로 와 닿을 것 같다. ② 구조조정이 얼마나 신속히 이뤄지느냐다. ③ 지난달 감소세로 반전됐지만 수출이 경제회복의 돌파구이며, 외생변수이기는 하나 엔저(低) 및 중국위안화의 평가절하 가능성 등 대외여건이 악화하고 있는 게 제약요인이다. ④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는 올 하반기에는 전반적인 상황이 무척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는 실업자에 대한 직접적인 생계보조 등 실업대책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또 회생가능성 있는 기업·금융기관에 대해서 한시적으로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기업 자금돌게 신용경색 풀어야
■신원식(申元植) 한국무역협회 상무
①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다. 일본은 90년대초 「버블」이 꺼진이후 지금까지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기관 부실채권이 100조원 넘는데 단시일내 회복되겠는가. 정상궤도에 올라서는데 10년은 족히 걸린다. IMF체제극복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인 만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② 신용경색(CREDIT CRUNCH)을 빨리 푸는 일이다. 금융기관들이 대출 공포증에 걸린 상황에서 정상적인 기업도 버티기 힘들다. ③ 기술력 마케팅 디자인 등의 부문은 상당히 개선돼 금융사정이 좋아지면 수출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비대한 공공부문과 수평적인 협조가 부족한 사회시스템이 문제다. ④ 정부가 시급히 해야 할 일은 국채를 발행해서라도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완전 해소해야 한다. 또 기업갱생공사 등을 설립, 부실기업을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도 시급하다.
◎금융구조조정 올 하반기 끝내야
■정문건(丁文建) 삼성경제연구소상무
① 현재로선 2년, 3년 혹은 그 이상 걸릴지 예측하기 힘들다. 최소한 내년까지 회복은 힘들 것으로 본다. 외환위기(유동성부족)는 어느정도 극복했으나 막대한 외채를 안고 있는데다 구조조정작업도 잘 추진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② 신속한 구조조정과 대외신인도 제고다. ③ 멕시코는 외환위기 당시 호황을 누리던 미국의 도움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수출시장의 50%를 차지하는 아시아지역이 침체에 빠져 있는 등 대외여건이 좋지 않아 멕시코보다 회복이 더딜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 기반이 탄탄하다는 게 강점은 될 수 있다. ④ 금융구조조정을 신속하고 강력하게(SHORT AND SHARP) 추진하는 한편 생산기반이 와해되지 않도록 수출입금융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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