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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컴퓨터 1대만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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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컴퓨터 1대만 있으면…

입력
1998.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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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인력·예산 뒤떨어져 예보적중률 85% 그쳐『슈퍼컴퓨터 1대만 있었더라도 96년 연천 물난리는 어느 정도 막을수 있었을 겁니다』 좀더 정확하고 빠른 기상예보를 위해서는 기상장비의 현대화가 필수적이라는 기상청 이유진 수치예보과장의 말이다. 현재 기상청이 갖고 있는 기상예보용 컴퓨터는 처리속도가 1.25기가 플럭스(초당정보처리속도)인 대형컴퓨터. 호주의 128기가, 일본의 32기가, 싱가포르 22기가 등 슈퍼컴퓨터에비해 처리속도가 크게 뒤떨어진다.

수방시스템은 기상예측에서부터 시작된다. 기상예측이 정확하고 신속해야 재해예방에 만전을 기할수 있는데도 우리의 기상예측현실은 이와는 동떨어져 있다. 우리의 예보적중률은 85%. 90%를 웃도는 미국이나 일본등 선진국과의 차이는 인력과 장비의 낙후성에서 비롯된다.

기상업무는 시간싸움. 하지만 현재 컴퓨터로는 예보지역을 사방 40km의 격자간격으로 나눠 분석하는데 3시간이나 걸린다. 문제는 우리나라처럼 복잡한 지형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게릴라성 기상현상. 홍수는 아주 짧은 시간에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내려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연천 물난리와 같은 국지적인 집중호우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격자간격을 10∼20km 범위로 줄여야하는데 지금 컴퓨터 처리속도에 비해 40∼80배 이상이 필요해 엄두조차 못낼 일이다. 이과장은 그물을 예로 들었다. 『격자간격은 그물과 같습니다. 그물망이 촘촘해야 발생하는 작은 국지현상도 제대로 잡아낼수 있는데 지금 컴퓨터로는 큰 고기밖에 잡지 못합니다』

현재 기상청의 인적자원은 1,022명으로 인구 100만명당 22명꼴이다. 일본의 100만명당 50명(6,800명), 영국의 44명(2,470명), 대만의 29명(741명) 등과 큰 차이가 있다. 기상업무에 투입되는 예산도 인색하다. 기상청의 올해 예산은 570억원. 국민 1인당 부담액이 1,105원에 불과하다. 1인당 부담액이 4,500원인 미국은 물론 4,200원인 일본과 2,100원의 대만과도 2∼4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기상장비도 마찬가지.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로서 해상관측장비는 필수. 하지만 일본에서 6척이나 보유하고 있다는 관측선조차 우리는 하나도 없다. 기상레이더 5대의 데이터수집도 해양쪽에는 제대로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기상이 국력인 시대다. 특히 앞으로는 기상이변에 대비해야할 시점이다. 김정우 연세대 교수(기상학과)는 『기상을 국가전략차원에서 집중 관리할수 있는 기구와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고 말했다.<김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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