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안사건 11년만에 첫 재판/서울고법,12일에 열기로

◎李씨 행방은 여전히 묘연「고문 기술자」 이근안(李根安·60) 전 경감에 대한 재판이 11년만에 열린다.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박송하·朴松夏 부장판사)는 7일 민청련의장이었던 국민회의 김근태(金槿泰) 의원이 87년 2월 당시 경기도경 대공분실 소속 전직 경찰관 15명에 대해 낸 재정신청 사건 재판을 12일 열기로 했다.

당초 재정신청은 주범인 이씨 등이 도주, 재판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불법체포및 가혹행위 고문 등에 대한 공소시효 7년을 중단시키기 위해 이뤄졌다. 그러나 이씨가 89년 12월24일 검경의 수배를 받자 잠적, 수사와 재판이 이뤄지지 못했다.

재판부는 『이씨와 관련된 재정신청 사건을 장기 미제로 계속 남겨 놓을 수 없어 일단 관련자 전원에 대해 소환장을 보내 출석 가능한 사람들과 신청인측에 대한 신문을 진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씨의 행방이 여전히 묘연, 재판 진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씨의 공소시효는 93년 12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공범 김수현(金秀顯) 경감 등 4명의 재판기간 동안 공소시효가 중단된 것을 감안하면 99년 8월16일이 된다. 그러나 김의원 이외에도 이씨에게 고문당한 김성학 이진탁씨 등이 87년 3월, 11월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 서울고법에 다시 재정신청을 제기한 상태여서 공소시효는 더욱 연장될 전망이다.<박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