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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 사고원인 車 충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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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 사고원인 車 충돌 아니다”

입력
1998.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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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명 사망·200명 중상 참사/객차 분리후 교각 들이받아/선로·열차 자체결함 가능성/ICE 속도 시속 160㎞로 제한3일 독일 북부 에쉐데에서 발생한 도시간 고속열차 이체에(ICE) 충돌사고의 사망자는 120명에 이른다고 현지 구조대원들이 4일 밝혔다. 구조요원들은 그러나 아직 구조작업을 벌이지 못한 2량의 객차에 탄 승객들이 살아있을 가능성이 희박해 희생자 수는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사고로 최소한 300여명이 다쳤으며 이중 200여명은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원 759석인 사고열차에는 약 500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독일 국영철도회사(DB)는 이날 전국을 운행하는 모든 ICE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ICE의 속도를 당분간 시속 160㎞로 제한키로 결정했다.

최첨단 고속전철 ICE의 사고원인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참사는 선진국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철도사고로 사고의 원인 규명 여하에 따라 기술대국 독일과 ICE의 명예에 치명타를 안길 수도 있다.

사고 직후 목격자들은 철로 위를 가로지르는 고가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자동차 한 대가 난간을 넘어 추락한 뒤 사고 열차와 충돌하면서 열차가 탈선한 것 같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이 증언은 곧 뒤집혀졌다. 또 일부 언론들은 사고 현장에서 ICE를 운영하는 독일 국영철도회사(DB) 직원들이 레일보수공사를 했다고 보도했으나 DB의 대변인은 이날 레일보수공사는 없었다고 밝혔다.

■승객 증언 사고가 나기 10분전부터 많은 승객들은 열차가 심하게 흔들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 생존자는 『선로에 무엇인가가 끼어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승객들끼리 의아해하며 서로 쳐다보았다』고 말했다. 덜거덕거리며 달리던 ICE는 잠시 멈춰섰다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심한 충격과 함께 튀어져 나갔다.

■기관사 증언 사고 열차를 운전한 기관사는 사고 직후 가벼운 상처만 입고 병원에 옮겨졌다. 현재 경찰을 조사를 받고 있는 그는 사고가 나기전에 열차와 어떤 물체도 충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사고가 나던 순간 무엇인가가 열차를 뒤에서 잡아당기는 느낌을 받았으며 본능적으로 급제동을 걸고나서 차창을 통해 뒤를 보니 객차들이 뒤엉켜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기관사는 이번 사고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현장 상황 사고 열차의 맨앞에 있는 기관차를 제외한 13량의 객차가운데 4량은 고가도로를 떠받치는 중앙 기둥과 충돌하면서 압착됐고 무너져 내린 상판에 깔려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일그러졌다. 사상자는 대부분 여기서 나왔다. 나머지 8량의 객차는 상판과 충돌하면서 뒤엉켰고 일부는 튕겨져 나갔다.

■의문점 현장 상황으로 볼때 기관차와 객차는 사고 직전 이미 분리됐다. 시속 200㎞로 달리던 기관차와 분리된 객차는 가속도를 못이기고 궤도를 이탈, 고가도로의 기둥을 들이박았을 가능성이 높다. 중앙기둥이 이 충격으로 붕괴되자 곧이어 상판이 내려앉았다. 그렇다면 잘 달리던 기관차와 객차가 왜 사고 지점에서 분리됐느냐는 점이 의문점으로 남는다. 사고 직전 객차가 심하게 덜거덕거렸다는 승객들의 증언등을 감안해도 직접적인 사고원인 규명에는 보다 정밀한 분석과 기간이 필요하다.<박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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