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선 “외자유치 등 건실화 먼저”은행권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조정 방식을 두고 정부와 금융기관의 견해 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선도은행론등을 앞세워 금융기관이 하시라도 빨리 합병 등의 구조조정을 해 주도록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권은 성급한 인수·합병(M&A)를 통한 금융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경우 외자유치 무산 등 부작용이 불거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이달 들어 터지기 시작한 은행 합병 추진설이 외자유치 등 은행을 건실하게 만들기 위한 여러 계획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 대형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은행 구조조정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외자유치』라며 『은행들이 합병을 통해 대형화하더라도 우선은 외국자본을 끌어들여 신인도를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덜커덕 합병부터 한다고 일이 순조롭게 풀린다는 보장은 없다』며 『은행마다 일단 내실을 다지는 일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는 ▲부실은행을 강제 합병하고 ▲선도은행에 대해 지원할 뜻을 밝히며 빠르면 7, 8월 중에라도 은행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주기를 재촉하고 있다. 은행들의 M&A가 먼저 이루어져 눈에 보이는 구조조정의 성과를 거두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위원회 등 금융당국은 은행의 외자유치 우선론에 대해 『일리는 있지만 인수합병을 피해 서로 혼자만 살겠다는 생각을 바탕에 깔고 있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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