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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재벌 주력사도 ‘퇴출’ 대상/‘新살생부 작성요령’ 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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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재벌 주력사도 ‘퇴출’ 대상/‘新살생부 작성요령’ 시달

입력
1998.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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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개념 없애고 독립회사로 평가/협조융자기업 등 포함 30∼40개 달할듯「계열사 개념을 없애고 모든 기업을 그 자체만으로 평가한다」

살생부 작성의 새 기준이 정해졌다. 은행권이 제출한 부실기업판정결과에 대해 부실판정을 내린 정부는 5대재벌 퇴출을 겨냥한 「신(新)살생부 작성요령」을 시달했다. 이에 따라 20일께 발표될 최종살생부에는 5대그룹 계열사와 협조융자 대기업이 빠짐없이 포함되는 30∼40개 업체의 명단이 오를 전망이다.

■계열사 아닌 독립회사로 판정하라

은행권이 마련한 당초 살생부엔 5대재벌은 물론 10대그룹도 제외됐었다. 협조융자재벌도 빠졌고 그저 11∼30대급에서 한자리수의 한계기업 명단만 들어있었다. 물론 대재벌에도 부실계열사는 있지만 각 그룹들이 「다른 계열사가 지원할 계획」을 약속했기 때문에 은행들은 「조건부회생」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헌재(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으로부터 이같은 보고를 받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대통령이 30대 재벌과 합의한 5개항중 「상호지급보증금지」원칙에 어긋나는 것이고 계열사 자금으로 주변 계열사를 지탱해주는 것은 결국 옛날식 문어발경영과 하나도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5일부터 시작될 은행들의 부실기업 재판정은 타계열사의 자금지원없이 오직 자기 힘으로 살아갈수 있는 기업인가를 가려내는데 초점을 맞추게 된다. 그룹 개념을 부정하고 모든 계열사를 독립회사로 간주, 장기적자·자본잠식·과잉부채 업체들을 솎아낸다는 것이다.

■은행권의 고민

한 시중은행장은 『협조융자기업은 고비만 넘기면 회생가능하다는 판단으로 지원한 것이다. 협조융자기업을 조건부 정상화대상으로 분류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협조융자기업을 새롭게 살생부에 포함시킨다면 은행들은 종전의 자기논리를 스스로 부정하는 셈이된다』고 말했다.

5대 재벌도 마찬가지다. 원칙대로 「독립평가」의 잣대를 적용한다면 각 그룹 주력계열사도 퇴출판정을 받을수 있지만 그 충격을 과연 감내할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렇다고 1∼2개 군소계열사에 퇴출판정을 내리면 「생색용」이란 비난만 받게 된다.

■퇴출기업 얼마나 될까

어떤 형태로든 5대 재벌 모두 그룹마다 주력급 계열사가 1개쯤은 살생부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계인사는 『이번 부실기업판정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5대 재벌 부당내부거래조사 및 일부 세무조사등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이며 단순한 재무구조개선 차원이 아닌 재벌개혁 틀속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정부로선 재벌들의 반개혁적 정서에 쐐기를 박을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자동차. 기아자동차 인수경쟁, 수세에 몰린 삼성등 복잡한 역학구도가 이번 살생부작업을 통해 어떻게 정리될 지 주목거리다.

금융계는 최종살생부에 포함될 기업이 당초 15∼20개 보다 크게 늘어난 30∼40개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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