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클립스’대 ‘이글탈톤’/같은공장 동일차종 불구 브랜드 영향 판매량 두배差미국 백화점에서 한 손님이 전화기를 사려고 하고 있었다. 그런데 기능과 디자인이 모두 비슷한 두 제품의 가격이 30달러 가량 차이가 났다. 종업원에게 왜 한 제품이 더 비싸냐고 물었다. 종업원이 『이건 소니 제품이거든요』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손님은 알겠다며 머리를 끄덕였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브랜드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워주고 있다. 기능면에서 비슷한 제품이 브랜드에 따라 다른 평가를 받은 것이다.
미쓰비시자동차의 「이클립스」와 「이글 탈톤」 두 자동차는 미국 일리노이주에 있는 한 공장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완전히 동일한 차종이다. 다만 서로 다른 이름으로 미국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하나는 일본 미쓰비시사의 이클립스라는 모델명을 달고 있고, 다른 하나는 미국 크라이슬러사의 이글 사업부의 탈톤이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분명히 두 자동차는 객관적으로 같은 차이므로 고객 선호도도 동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는 그와 다르다. 90년 한해동안 이클립스는 5만대가 판매됐지만 탈톤은 2만8,000대에 그쳤다. 완전히 동일한 제품이 브랜드에 따라 달리 평가된 것이다.
이처럼 브랜드는 특정제품의 가치평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귀중한 자산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비싼 값을 지불해서라도 강력한 브랜드를 인수하려고 한다. 미국의 필립모리스사는 「크래프트」라는 식품회사를 매입할때 129억달러를 지불했다. 「크래프트」의 고정자산을 13억달러로 평가했지만 「크래프트」라는 브랜드 대가로 116억달러를 추가 지불했다. 해태그룹이 인켈을 인수할때도 인켈의 주가총액은 147억원이었지만 오디오 전문업체로서 「인켈」이라는 브랜드를 높이 평가해 200억원에 사들였다.
브랜드 자산의 가치를 측정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코카콜라의 상표가치는 360억달러로 나타났다. 이처럼 브랜드는 기업의 귀중한 자산이자 국가경쟁력의 주요한 원천이 아닐 수 없다. 우리도 코카콜라나 소니같은 세계적 브랜드를 갖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서울대 경영대 교수>서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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