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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감정 플러스 돈/김동길 前 연세대 교수(東窓을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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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감정 플러스 돈/김동길 前 연세대 교수(東窓을 열고)

입력
1998.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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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실시되는 지방선거가 이나라 역사에 유례가 없는 공명정대한 선거가 되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으랴마는 그런 기대와는 거리가 먼 선거가 될 것이 뻔하다. 이번 선거에서도 지역감정이 애교로 끼어든 것이 아니라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누가 부인하랴.이렇게 된 역사는 길다. 역대 선거에서 정치인들이 교묘하게 지역감정을 이용해왔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이용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막상 기표소에 들어가면 정치인들에게 세뇌된대로 어떤 사람, 어떤 당을 찍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새정부에게도 책임이 있다. 새정부가 출범하면서 천명한 인사의 원칙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과거 정권들이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 출신들을 주로 등용하여 지역편중이 심각했으니 그동안의 불균형을 바로 잡겠다는 말이 새정부에서 나왔는데, 말뿐 아니라 상당수의 호남출신들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정부로서는 불균형을 바로 잡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과거정권들의 지역편중 인사에 진저리를 치던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러면 그렇지. 이번엔 또 호남편중인사구나』라고 혀를 차게 되었던 것이다.

야당 사람들은 선거유세에서『이 정권이 호남편중인사를 하고 있다』고 공격하고, 그 공격이 비호남지역과 호남지역을 동시에 자극하면서 지역감정이 불붙게 됐다. 그래서 이번 선거결과도 보나마나 뻔할것이라는 개탄이 나오고 있다.

4,354명이 공직의 감투를 쓰게될 이번 선거에서 과연 얼마나 돈을 썼는지, 그 총액을 국민이 알면 기절실신할 것이 분명하다. 돈을 쓰면 당선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돈을 안쓰고는 당선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번 선거 역시 「지역감정 플러스 돈」이다. 이런 선거를 앞으로 또 얼마나 치뤄야 하나, 한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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