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난지도에 골프장 건설을 고려중이라는 소식이 들려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쓰레기로 메운 이 땅의 지반이 안정될 때까지는 매립지 정상부분 15만여평에 다목적 잔디광장을 조성하고, 주변에 간이 축구장 등을 갖춘 시민 체육공원과 생태공원 자연학습장 등을 만들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난지도 이용 기본계획이었다. 그런데 자꾸만 골프장 얘기가 흘러나오는 것은 인근에 들어설 월드컵 주경기장과 연관한 수익사업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난지도의 쓰레기가 썩으면서 배출되는 가스와 침출수가 그치지 않아 무엇보다 안정화 사업이 급선무인데 시민들과 약속한 기본계획을 두고 딴 생각을 하면 소탐대실(小貪大失)의 결과가 될 것이다. 인근에 시민 종합체육공원이 있는데 난지도에 체육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중복투자란 논리는 더욱 위험하다. 망원지구 한강 시민공원을 두고 하는 말 같은데, 자동차를 가진 사람이 아니면 갈 수 없는 한강 시민공원은 공원이라 하기도 어려운 곳이다. 시민들이 자주 찾아가 휴식하고 자유롭게 스포츠를 즐기는 녹지공간과 체육공원은 많을 수록 좋은데, 누가 중복투자라고 탓할 것인가.
적은 돈으로 이용할 수 있는 퍼블릭 골프장을 만들겠다고 하지만, 아직은 골프가 부유층과 특권층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보편적이니 서민들이 느낄 위화감도 고려해야 한다. 골프가 대중 스포츠로 자리잡은 외국의 예를 드는 사람들도 있지만,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와는 거리가 먼 얘기다. 잔디보호를 위해 농약을 사용함으로써 발생할 수질오염 문제도 있다. 지금도 엄청나게 배출되는 침출수로 한강물이 오염되고 있는데 새로운 오염 요인을 추가하는 것은 서울시가 할 일이 아니다.
난지도는 우리 모두가 배출한 쓰레기로 뒤덮인 땅이다. 시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공원으로 잘 가꿔서 후세에 남겨주는 것이 우리의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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