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은 ‘파’보다 더위험” 인도발언에 中 발끈 “核실험재개” 엄포인도와 중국의 관계가 험악해지고 있다. 인도가 파키스탄의 핵실험을 지원한 중국에 대해 강경 발언을 하자 중국이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달 11일과 13일 인도의 5차례 핵실험에도 별 심각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중국은 인도정부가 최근 공개적으로 중국을 파키스탄보다 더 위험한 「가상적국」이라고 규정하자 2일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중단했던 핵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남아시아의 핵파문 이후 처음으로 사실상 「인도응징」의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중국의 심사가 뒤틀린 것은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총리가 핵실험 직후 빌 클린턴 미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 편지에서 바지파이 총리는 『중국은 62년 중국인도 전쟁의 침략자이며, 이로 인해 생긴 양국간 적대적 분위기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가 핵실험을 강행한 이유가 파키스탄 때문이 아니라 중국의 위협 때문이라는 것을 공식 천명한 셈이다. 바지파이 총리의 친서에 앞서 조지 페르난데스 인도 국방장관도 핵실험 직후 『이웃 중국의 전략적 위협 때문에 핵실험은 불가피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나 그때까지만 해도 중국은 페르난데스 장관이 바지파이 총리와 정치적 노선이 다른데다 인도정국내에서도 대표적인 매파로 알려진 인물이었기 때문에 직접적인 대응은 자제했다.
인도의 대 중국공세에 대해 외부반응은 일단 「의외」라는 게 대부분이다. 62년 카슈미르 지방의 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양국 국경분쟁 이후 중국과 인도는 최근까지 꾸준히 신뢰회복의 조치를 취해왔고, 76년 외교정상화 이후에는 경제교류도 활발히 이뤄져왔기 때문이다. 국경분쟁문제에서도 88년 라지브 간디 당시 인도총리가 중국방문에서 합의를 이끌어 낸 실무위원회를 통해 협상이 진행중이었다. 다음달초 뉴델리에서는 국경문제에 대한 쌍무협상이 예정돼 있다.
뉴델리 중국문제연구소의 지리 데싱카르 수석연구원은 『바지파이 총리가 중국의 위협을 언급한 것은 실수』라고 지적하고,『경제제재 쪽으로 초점을 맞췄던 중국이 본격적으로 강력한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황유석 기자>황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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