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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의 ‘국어 과외’/서사봉 문화과학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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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의 ‘국어 과외’/서사봉 문화과학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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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던」과 「바」는 띄어 씁니까, 붙여 씁니까. 사이시옷의 사용원칙은 무엇입니까. 어미 ―오와 ―요의 쓰임은 어떻게 다릅니까…』1일 오후3시 감사원 대강당. 90분에 걸친 국립국어연구원 임동훈(林東勳) 학예연구사의 「맞춤법 및 띄어쓰기」강의가 끝나자 질문이 꼬리를 물었다. 한승헌(韓勝憲) 감사원장서리의 특별지시에 따라 감사원직원 600여명이 1일부터 3일까지 국어과외를 하고 있다. 국립국어연구원장, 서울대 연세대 교수등 초빙강사들의 강의에는 바른 글 쓰기에 필요한 내용이 망라돼 있다. 2일에는 문장구성 및 요약법, 외래어표기법 강의가 있었고 3일에는 공용문 작성법과 증거서류 작성요령등 실무강의가 이어졌다.

한원장서리는 특강 첫 시간인 1일 오전 10시50분 「감사문장의 규범과 순화방안」이라는 제목으로 직접 강의도 했다. 『어려운 용어나 난삽한 문장, 고루하고 비민주적인 어휘가 무비판적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또 명확성이나 논리성을 갖추지 못해 판단문서로서의 기능을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은 글을 쓰는 기법이나 수준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봉사자로서 갖춰야 할 위민(爲民), 민주적 자세가 결핍됐기 때문입니다』

글을 깔끔하게 쓰고 스스로 시집도 낸 바 있는 그는 감사문서의 문제점을 낱낱이 열거했다. 공무원의 바른 글 쓰기는 국가가 법(문화예술진흥법)으로 정한 규범사항이라는 사실도 지적했다.

감사원의 국어특강은 사정의 중추기관이 사소한 일로 치부할 수 있는 글 쓰기의 「자체사정」에 나섰다는 점에서, 또 이를 올바른 업무수행과 대국민 봉사의 첫 걸음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마침 클린턴 미대통령도 2일 연방공무원들에게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영어」를 쓰라고 지시했다. 공문서를 다루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만든 공문을 다시 한 번 돌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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