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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만원 교도소/문창재 논설위원(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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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만원 교도소/문창재 논설위원(지평선)

입력
1998.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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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죄수의 탈옥을 소재로 한 영화 <쇼생크 탈출> 에 장기수로 나오는 흑인배우 모건 프리먼은 출옥후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다시 감옥으로 돌아가려고 범죄를 저지를 결심을 한다. 수십년 감옥에서만 살아온 그는 슈퍼마켓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점장의 허락을 받아야 화장실에 갈 만큼 제약과 통제에 순응하는 체질이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먼저 탈출한 감옥 동료의 도움으로 자유를 즐기는 만년을 살게 된다.■실업자가 급증한 우리나라에도 최근 교도소에 들어가기 위해 일부러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모건 프리먼처럼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먹고 살기가 어려워서이다. 그들은 먹고 입고 잠자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곳이란 뜻에서 교도소를 「호텔」이라 부른다. 일부러 절도죄를 짓기도 하고, 술기분을 빌려 주먹을 휘두르다 잡혀오는 사람도 많아 경찰서 형사계가 바쁘다고 한다. ■그러니 교도소가 초만원이다. 전국 43개 교정시설에 수용된 재소자수는 해방후 최다기록이다. 5월말 현재 재소자수는 수용정원(5만6,000명)의 20%를 넘어선 7만100여명이다. 6만8,300여명이던 4월말보다 2,800여명이 많아졌으니 매일 100명씩 늘었다는 계산이다. IMF 체제가 시작되기 전인 작년 11월에는 6만1,000여명이었다. 살기가 어려워진 뒤 범죄가 얼마나 많이 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우리나라 교도소는 비좁고 불결하다. 정원을 기준으로 한 평당 수용인원은 미국의 2배 가까운 2.1명이다. 재소자수가 정원의 20% 이상 늘었으니 감방의 밀도도 그만큼 늘었을 것이다. 실제로 인천구치소에는 평당 3.2명이 들어있다니 서로 피부가 맞닿을 정도가 아닐까. 이런데서 죄지은 사람이 교화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다. 가석방 규정을 완화하고 특사를 활용해 재소자를 대폭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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