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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사민당 ‘때늦은 후회’/연정 참여후 ‘진보’ 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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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사민당 ‘때늦은 후회’/연정 참여후 ‘진보’ 퇴색

입력
1998.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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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력위축 존립기반 흔들/연정 탈퇴로 마지막 몸부림연극의 제목은 「합의 이혼」. 이제는 젊은 날의 모습을 찾아 보기 힘든 도이(土井) 다카코 사민당 당수가 옷가지만 담은 보따리를 들고 집을 나선다.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자민당 총재는 창문 너머로 담담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지켜 본다. 뒷문 밖에는 더 젊고, 배경까지 든든한 하마요쓰 도시코(浜四津敏子) 공명당 대표가 쭈볏거리며 서 있다.

1일 일본 사민당이 자민당 연정에서 공식 탈퇴, 4년간 유지되어 온 일본 3당 연정체제가 무너졌다. 사민당의 연정 탈퇴를 둘러싼 일본의 정치 풍경은 이런 풍자극으로 요약할 수 있다. 94년 6월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내각이 성립한 이래 거의 4년. 사키가케도 연정 탈퇴 방침을 굳힌 상태여서 93년 9월 호소카와 야스히로(細川護熙) 내각 성립 이래 약 5년만에 사실상 자민당 단독 정권이 재현된다. 자민당은 이미 중의원 과반수를 확보, 정권 기반을 굳혔다. 7월 선거를 통한 참의원 과반수 확보까지 시야에 넣고 있다.

사민당의 연정 탈퇴는 정치부패방지법안과 미일방위지침(가이드라인) 관련 법안을 둘러싼 자민당과의 이견이 직접적인 계기. 정치인이 관청에 업자를 소개해 준 대가로 정치헌금을 받는 것도 「알선이득죄」로 엄벌해야 한다는 주장을 자민당은 끝내 받아주지 않았다. 또 자민당이 주도한 가이드라인 관련 법안이 집단자위권 행사에 저촉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갈등을 빚어 왔다.

그러나 연정 참여 이래 진보정당 본래의 색채가 흐려지면서 정당으로서의 존재 기반 자체가 흔들린 것이 「합의 이혼」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다.

연정참여 당시의 중의원 74석(제2당), 참의원 68석(제2당)이었던 당세는 현재 중의원 15석(제6당), 참의원 21석(제4당)으로 위축됐다. 연정 탈퇴는 자민당과의 차별성을 부각, 참의원 선거에서 명맥이나마 이으려는 마지막 몸부림이다.

유럽식 사회민주주의가 다시 피어나고 있는 때, 지나치게 자기 색깔을 잃었다는 사민당의 후회는 너무 늦었다.<도쿄=황영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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