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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주택 10만가구 넘었다/분양가 오르고 구매력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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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주택 10만가구 넘었다/분양가 오르고 구매력 떨어져

입력
1998.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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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업체 묶인돈 4조∼5조원재고문제로 최악의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은 부동산업계다. 요지부동의 시장, 최악의 아파트 미분양사태도 따지고 보면 재고의 문제다. 미분양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주택업계의 경우 올들어 실시된 1∼4차 동시분양에서 공급된 5,644가구 가운데 순위내에서 청약접수된 물량은 1,774가구에 불과했다. 미분양률은 기록적인 평균 68.3%. 특히 최근 순위접수가 마감된 4차 동시분양에서는 청약률이 3.4%에 그쳤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4월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주택 수는 모두 10만1,779가구. 지난해 1월이후 15개월만에 최고치다. 극심한 주택경기 침체로 공급물량이 절반이상 대폭 줄어들었는데도 미분양은 도리어 늘고 있다. 심지어 주택보급률이 73%에 그쳐 아직도 실수요자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서울에서조차 미분양주택물량은 지난달(1,455가구)보다 37.7%(2,003가구)나 증가하는 추세다.

미분양물량이 쏟아지는 것은 수요자들이 집을 살 돈도, 의지도 없기 때문. 청약배수제 폐지 등 신청자격을 크게 완화해도 소용이 없다. 수요자들은 가계소득이 줄어들고 주택할부금융의 중도금 대출중지와 고금리등으로 자금조달의 길이 막혀 있다. 여기에다 아파트값이 폭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파트 분양가마저 연초에 비해 20% 가량 올라 시세차익을 전혀 기대할수 없는 입장이다.

주택업체로서는 미분양은 일종의 악성재고. 미분양물량은 주택업체 부실의 주범역할을 하고 있다. 주택업체 관계자들은 미분양주택에 묻혀있는 돈만 4조∼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분양증가는 선분양대금 의존도가 높은 주택업체의 자금운용능력에 직격탄이나 다름없다.

때문에 주택업체들은 미분양물량 해소에 사활을 걸다시피하고 있다. 아파트 중도금 전액이나 일부를 입주할때 잔금으로 내게 해주거나 분양가 자체를 절반값에 뚝 떨어뜨린 「땡처리아파트」등 파격분양이 잇따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김선덕 연구원은 『미분양 등으로 인해 주택시장의 수요 및 공급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면서 『결국 이 여파가 경기가 회복될 때 주택가격의 급상승으로 이어질수도 있다』고 우려했다.<김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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