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의 시한부 파업이 조용히 끝나 안도의 한숨을 쉬었더니 이번에는 한총련이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각 대학 총학생회단체 연합회인 한총련 소속 학생 3,000여명은 30,31일 이틀동안 한양대에서 제6기 출범식을 가지려다 경찰의 원천봉쇄 작전에 부딪치자 29일 오후 서울대에 모여 기습적인 출범식을 강행했다.지방에서 올라온 1,500여명을 포함한 한총련 학생들은 29일 아침 출근시간에 지하철 동대문역과 시청역등에서 전동차를 무임승차해 구호를 외치고 차내에 선전스티커를 붙여 시민들을 불안하게 했다. 시위를 끝낸 이들은 서울대로 몰려가 출범식 행사를 갖고 반미투쟁을 결의했다. 서울대 고려대 중앙대 홍익대 국민대 등 서울의 주요 대학들은 행사를 보이콧했다.
우리는 한총련이 왜 대다수 국민과 학생들이 반대하는 행사를 고집하는지 저의를 묻지않을 수 없다. 민주노총의 강경노선이 우리 경제를 다시 위기로 몰고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한총련의 행위를 국가경제 파괴행위로 보고 있다. 경제회복의 기미가 느껴지던 지난 2월 외국인 주식 투자액은 2조원을 넘었으나, 4월에는 전달의 10분의 1 수준이었고, 이달에는 주가지수가 300선을 위협받고 있다. 온 국민이 단결해도 극복하기 힘든 난국인데, 불안을 조성하여 국가신인도에 타격을 주면 어떻게 되겠는가.
한총련이 어떤 단체인가. 울던 아이도 울음을 그친다던 전대협의 친북이념을 계승한 이 단체의 출범식 행사는 해마다 우리 사회를 뒤흔들곤 했다. 시위를 진압하던 전경을 가스차에 치여 죽게하고, 무고한 시민을 프락치로 몰아 뭇매로 목숨을 뺏은 작년 이맘때의 한양대 사태는 돌이키고 싶지도 않은 악몽이다. 96년 연세대 사태때 불탄 건물은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다.
이런 폭력성과 과격성은 학생 대다수의 반발을 사 한총련은 급격히 지지기반을 상실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주요대학이 망라된 서울지역 20여개 대학 총학생회장들은 지난 3월 제6기 한총련 지도부의 지시에 따르지 않기로 결의, 사실상 결별을 선언했다. 한총련의 전위부대였던 남총련(광주·전남지역)과 전북총련 소속 대학들은 공식적으로 탈퇴를 선언해 한총련은 사실상 와해상태다. 공안당국은 북한추종 노선을 포기하지 않는 한총련을 이적단체로 규정했고, 사법부도 판결을 통해 이적성을 인정했다.
출범식 행사를 마친 한총련 학생들은 당초 계획대로 주말 민노총 행사에 합세해 연대투쟁을 벌일 계획이어서 공권력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그것은 명맥만 남은 한총련의 종말을 재촉하는 길이 될 것이다. 한총련은 국민과 학생의 지지를 받지못하는 과격노선을 왜 고집해야 하는지 자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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