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예산위원회는 매주 한차례씩 외부인사를 초빙해 강연을 듣는다. 이번주 강사로 나온 곽수일(郭秀一) 서울대 교수는 『이리저리 재다보면 나중에 아무 평가도 받을 수 없다. 절반정도라도 평가받으려면 급진적인 변혁이 있어야 한다』는 요지로 속도감있는 개혁을 촉구했다.수출상담차 최근 외국을 다녀온 K씨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NATO의 새회원국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 아니라 「행동은 없고, 말만 있다(No Action,Talk Only)」는 말의 영문 첫글자를 딴 비아냥이다.
중소기업인인 그는 『사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 들어간 지 6개월이 되도록, 새정부 출범 3개월이 지나도록 무슨 행동이 있었는가. 사실상 망한 은행이 여전히 그대로 있고 재벌들 역시 선언만 있고 실천은 없다. 변한게 있다면 실직자와 노숙자가 늘었다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뜻있는 사람들은 특히 공공부문을 답답해한다. 『정부나 공공조직의 방만한 운영에 대해서는 더 이상 공론화과정이 필요없다. 여러차례 시도되기도 했고 그만큼 충분히 검토했으니 이제 행동만 남았다』
공공부문 개혁을 맡은 기획예산위는 그러나 공기업과 지방조직, 예산·회계조직등의 개혁시한을 올해말로 잡고있다. 그것도 기본틀을 만드는 시한이다. 당국자들은 하나같이 『급진적이고 인위적인 방법으로 성공한 개혁은 없다』고 말한다. 성공을 위해 「속도보다는 효율」이라는 설명이다.
개혁에는 물론 실효성이 중요하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안팎의 시각은 효율보다는 속도와 강도다. 그동안 기획위가 효율에 70의 비중을 두고 나머지 30을 속도에 배정했다면 앞으로는 그 배분을 최소 50 대 50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공공부문때문에 한국이 「신 NATO회원국」으로 비친다면 거리로 내몰린 실직자들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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