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00억弗이상 감소·환율 1,600원대 예상/신속한 구조개혁 대외신인도 제고해야 생존『달러대비 엔화환율이 150엔까지 추락하고 중국의 위안화까지 평가절하된다면 …』 이 가정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경제가 회생 불가능한 상황에 몰릴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제기돼 「엔저(低) 쇼크」에 대한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의 경제여건과 국제금융시장 상황으로 볼때 이르면 올 상반기중에 엔화는 달러당 150엔을 넘어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본경제가 엔화의 끊임없는 평가절하를 통해 살길을 모색하고 있고, 미국정부도 『일본경제의 붕괴를 막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엔화가치 하락』이라는 입장을 굳히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은 100억달러 이상 감소
우선 「150엔」이 수출에 미치는 충격파는 가히 메가톤급이다. 원화환율 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에 의존해 온 상당수 국산수출품들은 설땅을 잃게되고, 특히 일본과 경합관계에 있는 전자 철강 자동차 조선 등의 주요 수출품들은 판로가 막힐 수 밖에 없다.
이를 수치로 환산하면 그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은 엔저가 가져올 수출감소에 대한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이중에서도 재정경제부와 산업연구원(KIET)의 분석은 매우 비관적이다. 엔화가 10%절하될 경우 수출은 6.2% 줄어든다는 것이 KIET측의 전망. 1월말 엔화환율이 129.9엔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50엔」을 돌파할 경우 절하폭은 무려 15%를 넘어선다는 계산이 나온다. 「150엔」은 우리나라의 수출물량을 9%이상 빼앗아 가는 셈이다.
올해 수출목표액은 1,470억달러수준. 「150엔」이 앞으로의 수출에 영향을 미치고 수입액은 다소 줄어든다고 가정해도, 올 한해동안 경상흑자에서 최소 100억달러 이상을 손해보게될 가능성이 크다.
■성장률 마이너스 5%,국민소득 5,000달러로 추락
재경부는 구조개혁이 성공을 거둘 경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마이너스 1.4%에 그치지만, 실패할 경우에는 마이너스 3.1%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50엔」이 현실화하면 이 전망 역시 장밋빛 환상에 불과하다.
KIET 등의 분석을 종합하면 엔화가 150엔에 진입할 경우 GDP성장률이 2.7%정도 더 떨어지게 된다. 구조개혁이 지연되는 악재까지 겹치면 GDP성장률이 마이너스 5%대로 곤두박질할 공산이 크다.
「150엔」은 원화의 가치를 동반하락시키게 마련. 재경부는 「150엔」이 될 경우 달러대비 원화환율은 1,600원 안팎으로 다시 절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성장률 감소폭은 더 커지고 환율은 다시 올라 올해 1인당 국민총생산(GNP)은 5,000달러대로 급락할 수 밖에 없다.
KDI 관계자는 『150엔에 진입하면 경제성장은 중단되면서 물가가 내리는 전형적인 디플레이션이 엄습할 공산이 크다』면서 『신속한 구조개혁을 통해 대외신인도를 높이고 내실을 다지는 것이 유일한 생존방안』이라고 밝혔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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