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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덮친 ‘엘니뇨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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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덮친 ‘엘니뇨 재앙’

입력
1998.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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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49도 살인더위 푹푹 2주간 160여명 사망/중국­북서부 곳곳 물난리 사망 160여명 넘어/멕시코­가뭄·화재 대기 최악 수도 환경비상 선포【뉴델리·베이징·멕시코시티 AFP 연합=특약】 지구촌 곳곳이 엘니뇨로 인한 기상 이변에 시달리고 있다. 인도에 2주째 무더위가 계속돼 16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26일 전국 전역이 50∼60년만에 최고 기온인 50도에 육박했다. 중국에서는 이날부터 폭우가 쏟아져 홍수가 발생, 사망자가 160명을 넘어섰다. 멕시코 정부는 멕시코시티의 대기오염 수치가 최근 70년동안 사상최대치로 치솟음에 따라 26일 환경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타지마할이 있는 인도 아그라시 인근 라자스탄주 돌푸르시는 이날 49.5도를 기록, 인도 전역에서 최고기온을 기록했으며 뉴델리는 50년만에 최고인 46.2도를 나타냈다. 하이데라바드는 수은주가 44.4도를 가리켜 1935년 이후 가장 무더웠다. 2주째의 혹서로 북부 사막지대의 라자스탄주에서 64명 등 지금까지 160여명이 사망했다. 수도 뉴델리에서는 이날 동물원에서 사육중이던 동물들이 무더기로 죽었고 제한 송전에 항의하는 일부 주민들이 관청을 습격하는 폭동이 발생했다. 뉴델리시 당국은 지난 주말부터 전기공급을 제한하고 있으며 상업용 건물에서 에어컨 사용을 금지했다. 주요 도시의 병원은 일사병과 탈수증, 혹서로 인한 독감에 걸린 환자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으며 약 2만명의 주민들이 더위를 피해 히말라야 산악지대로 여행을 떠났다고 관리들이 전했다.

중국에선 26일부터 여러 지역에서 폭우가 쏟아지고 홍수가 발생해 사망자가 160명을 넘어섰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비 피해로 북서부 간쑤성(甘肅省)에서만 32명이 숨졌고 17개지역에서 17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밖에 후베이성(湖北省)에서 13명이 숨졌으며 이 지역 이재민도 34만명에 달했다.

유동인구 3,000만명의 멕시코시티는 26일 오후 2시 대기중 오존이 정상수준인 100 이하보다 훨씬 높은 251을 기록했다. 오존뿐 아니라 남부 지역의 삼림화재로 인한 연무가 이 지역 전체를 뒤덮어 심각한 대기오염을 초래하고 있다.

멕시코시티 당국은 자가용 차량의 운행을 중단토록 지시하는 한편, 정부의 공용차량과 일부 사업장 차량도 운행을 제한시켰다. 이에 따라 멕시코시티의 전체 운행차량중 40%인 350만대의 운행이 중단됐다. 이와 함께 20%에 달하는 주유소의 영업을 중단시키고 자동차 매연가스 배출을 증가시키는 교통체증을 없애기 위해 도로공사를 잠정 중단했다. 훌리아 카라비아스 환경장관은 『앞으로 2주간 멕시코시티 일원에 최악의 가뭄이 예상되고 현재 바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상황이 더욱 악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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