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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증시 ‘날개가 없다’

입력
1998.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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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국외 이탈·내국인도 금융상품에 눈돌려/구조조정 가시적 진척·엔화 진정돼야 회복기대증시가 붕락조짐을 보이고 있다. 잠시 350선을 회복했던 종합주가지수는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철폐를 기점으로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 이때문에 투자자들의 손실은 물론, 기업에 자금을 공급해주는 증시의 기능이 마비돼 경제회복을 더욱 힘들게 할 것으로 우려된다.

기관투자가 개인 외국인이 모두 주식을 내다팔기만 하면서 종합주가지수는 전날에 이어 26일에도 시장이 열린지 불과 10분만에 12포인트가 하락하는 가속도를 이어갔다. 종합주가지수가 이틀만에 50포인트가 떨어져 300선 붕괴까지 눈앞에 두게된 것은 모두 팔기만 할뿐 주식을 살 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기관투자가인 금융기관들은 구조조정의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해 올해 들어서만 3조856억원어치의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가총액으로는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있지만 실제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 몇배에 달하는 외국인들 역시 매도세를 지속하고 있다. 한도확대일인 25일 하루를 제외하면 외국인들은 사실상 16일이후 줄곧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더구나 16일이후 22일까지 순매도 금액 8,900만달러가운데 2,500만달러는 외국으로 이탈한 것으로 집계돼 아예 외국인들이 증시를 떠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외국인들의 움직임이 이렇다보니 이들의 투자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투자시기를 가늠하던 국내 일반투자자들도 증시를 떠나고 있다. H증권 압구정지점의 한 직원은 『아예 주식에서 손을 떼고 고금리 금융상품에 투자하겠으니 가격에 상관없이 주식을 팔아달라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고 있는데 대해 주환(朱桓) ABN암로증권 영업부장은 『올해초 구조조정을 통한 경제회복에 기대를 걸고 증시에 들어왔던 외국인들이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한데 실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투자한도가 철폐됐지만 옥석이 가려지지 않은 상태여서 포항제철 주식이외에는 살만한 우량주가 없다는 것이다. 주부장은 『특히 동아그룹 협조융자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외국인들은 연초 대비 달러환산주가가 26일 현재 아직도 0.15% 오른 상태이기 때문에 더 이상 손해보기 전에 주식을 매도하려 하고 있다. 여기에 노동계의 총파업 예고로 또 한번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외국인들의 투자를 망설이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경원(李暻遠) 대우증권 역전지점장은 『당분간 증시가 회복되기는 힘들다는 것이 시장 분위기』라고 전했다. 6·4지방선거를 앞두고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는 어떤 부양책도 부정적인 영향만을 미친다는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전후로 구조조정과 관련된 가시적인 진척이 나타나고 엔화약세가 어느 정도 정리되는 다음달 중순께나 본격적인 증시회복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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