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넥타이中年 급증/사기·폭력등 부작용도경마장이 날로 붐비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25일 올들어 경마가 열린 토·일요일 38일간 과천 서울경마장과 경인지역 20개 지점을 찾은 사람들은 모두 397만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2%나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하루 평균 10만명으로 잠실야구장 3개를 가득 채우고 남는 인원이다.
일요일인 24일에도 경기 과천시 서울경마장은 경기시작 3시간전인 아침 8시부터 입장객들이 매표구에 장사진을 이뤘으며 주변 주차장은 물론, 도로변까지 자동차들로 메워졌다.
경마장 관계자는 『예년 주말과 휴일 3만∼4만명 정도이던 서울경마장 입장객이 최근들어 5만명으로 늘어났다』며 『특히 날씨가 더워지면서 주말과 휴일에 등산대신 경마장에서 시간을 때우려는 넥타이차림의 중년들이 부쩍 많아졌다』고 말했다. 입장료가 900원으로 비교적 싼데다 100원이면 마권을 살 수 있어 적은 비용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낮손님이 줄어 공치기 일쑤인 택시운전사들도 아예 일을 포기하고 몰려들어 서울경마장 주변이 빈 택시들로 메워지기도 한다.
이에 대해 한국마사회 김선덕(金善德) 홍보실장은 『IMF사태로 인한 실직자들 보다는 경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바뀌면서 가족단위 소풍객들이 늘어난 것이 입장객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이라며 『경마장을 공원화하고 경마를 건전 레저스포츠로 꾸준히 홍보해온 노력 등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경마장측은 입장객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올들어 매출액은 1조2,383억여원(일일평균 325억여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0.7%가 감소한 것을 이같은 입장계층 변화 때문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입장객 급증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다. 과천경찰서 경마장파출소 관계자는 『경마팬이 급증하면서 소매치기와 음주소란, 폭행 등도 늘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이 때문에 토·일요일에는 파출소 인력을 증강하고 전경 1개중대도 상설 배치, 경비와 방범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경마를 잘 모르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사기범죄가 잇따르고 있는데 퇴직금을 몽땅 날려 경찰에 피해를 호소하는 실직자들도 많다는 것이다.
경마장의 입장객이 적정 수용인원을 크게 초과, 안전사고 등도 우려되고 있다. 서울경마장의 경우 마사회가 추정하는 적정 수용인원은 2만2,000명에 불과한데도 하루 5만명이나 몰려 연일 혼잡을 빚고 있다. 마사회측은 현재 시설을 증축중인데 증설관람대는 2002년 완공예정이다.<장래준·김호섭 기자>장래준·김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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