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정부요청받고 총재고문 접촉/국내 인삼·호텔투자 타진 ‘제2인생’76년 「코리아게이트」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재미사업가 박동선(朴東宣)씨가 20여년간의 「동면」에서 깨어나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타개와 국내 투자 유치사업등을 위한 활동에 나서고 있어 그의 「제2 인생행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씨는 최근 국내에 들어와 정·재계 관계자들과 은밀히 만나는 현장이 일부 노출되어 그의 활동 재개에 대한 소문이 무성했으나 25일 랭글 미 하원의원 일행과 함께 김수한(金守漢) 국회의장 등을 면담하면서 공식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랭글 의원 일행이 김대통령의 방미일정을 앞두고 방한하기까지는 박씨가 운영했던 「워싱턴 조지타운클럽」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씨는 우리나라가 지난해 11월말 모라토리엄(대외지급유예)이라는 위기상황에 몰렸을 때 직접 세계은행(IBRD) 고위관계자를 만나, 재건차관(REL) 형식으로 30억달러의 세계은행 긴급차관을 한국이 조기에 지원받을 수 있도록 막후외교를 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씨는 당시 정부의 고위관계자로부터 은밀히 세계은행의 조기자금지원을 위한 협조 부탁을 받고 올펜손 세계은행 총재의 고문겸 유엔사무처장인 모리스 스트롱씨를 적극 설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올펜손 총재는 당시 스트롱 유엔사무처장의 요청에 따라 긴급이사회를 개최, 한국에 대한 긴급지원 차관을 당초안보다 10억달러 추가했다. 또 자금지원시기를 당초 98년 1월에서 97년 12월23일로 앞당기는데 일조했다.
박씨는 이같은 대외활동과 함께 국내에서 인삼가공·수출사업을 비롯 은행업, 호텔사업 등을 위해 해외자금유치 활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한때 중국의 차(茶)사업에 관여하기도 했던 박씨는 「인삼의 세계수출」을 위해 최근 국내 모그룹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통한 사업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박씨는 이미 충남 금산의 한 인삼가공공장 인수를 추진, 가계약을 해놓고 있다. 또한 서울의 유명 H호텔을 미국의 유수 투자은행과 공동 인수할 계획으로 현재 인수조건 등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코리아게이트」이후 국내외적으로 그에 대한 편견과 견제심리로 거의 20여년간을 숨어지내다시피 해온 박씨는 언론에 노출되는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씨의 활동재개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지만 국가경제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박씨와 같이 두터운 국제적 인맥을 보유한 인물의 활용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런 점에서 청와대와 정치권이 박씨와의 대화를 시작한 것은 의미가 크다.<장학만 기자>장학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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