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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렬 후보·손학규 후보/내가본 이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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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렬 후보·손학규 후보/내가본 이 후보

입력
1998.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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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렬 후보/편안한 인상 부담없어 같이있고 싶은 사람/난관 이겨낸 뚝심 믿음직/金周榮 소설가어떤 사람과 처음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상대방으로 하여금 편안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고 긴장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과는 오래 앉아있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하는 사람이 있고, 만나자마자 헤어질 핑계를 찾고 싶은 사람이 있다.

임창렬 후보를 IMF위기 수습에 나선 부총리로만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의 옷매무새가 단정하고 이지적이서 차가운 인상을 받기 쉽다. 그러나 내가 만났던 임후보는 오래 같이 앉아 있어도 부담을 주지 않는 편안한 인상을 가진 분이었다.

나중에야 그의 소탈한 친근감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를 알았다. 임후보는 가난한 환경에서 성장했다고 한다. 한국 전쟁으로 가정의 모든 것을 잃고 부모와 함께 20여년간 셋방살이를 전전해 본 사람이라고 했다. 초등학생 시절에는 신문팔이로 집안 살림을 돕겠다고 나선 일도 있다고 들었다.

그 분이 가지고 있는 편안한 인상과 매력은 아마도 이처럼 오랜 가난을 겪어 왔지만 그 역경을 긍정적인 가치관으로 극복해 온 특유의 인간성에서 기인하는 것 같다. 그와 몇마디 얘기를 나누다 보면 소탈하고 우직한 성품이 그의 가슴속에 감추어져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나라 사람의 정서적 정체성은 바로 소박하고 우직하다는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는 IMF위기때 임후보가 발휘한 탁월한 역할을 잘 알고 있다. 그 역할 수행의 근간이 되었던 임후보 특유의 뚝심은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솔직하고 꾸밈이 없는 성품에서 나온 추진력이었다고 믿는다.

IMF상황탈출에서의 임후보의 독보적인 역할은 우리 경제사에 획을 그을만한 것이었다는 평가는 결코 과장이 아닐 것이다. 탁상공론보다는 현장을 발로 뛰면서 어려움에 직접 부닥치고 문제를 해결하는 임후보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깊은 늪에 빠져 있을지도 모른다.

그와 함께 일해 본 사람들은 그의 성실함을 높이 산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사석에서는 소탈하게 웃는 분이지만 일에 있어서는 최선을 추구한다고 한다.

임후보는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고, 평범한 사람들이 겪었던 가난을 겪었고, 평범한 관료생활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임후보가 가진 이런 보편성과 평범이 바로 우리들에게 던지는 화두이다. 평범과 뚝심은 항상 같이 있다는 것을 우리들에게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손학규 후보/큰형님 같은 덕성 매료 내 인생관 바꿔놓은 선배/차세대 리더 손색없어/兪弘濬 영남대 교수

남들이 듣기엔 좀 어색할지 모르지만 나는 손학규 후보를 『학규형』이라고 부른다.

대학 2학년때 만난 다른 학과의 2년 선배이지만 그는 내 인생관을 바꾸어 놓은 두 분의 선배중 한 분이었다. 그로부터 30년넘게 가까이 지내면서 내가 나이 쉰이 되도록 변함없이 그를 형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그의 품행에 배어 있는 큰 형님같은 덕성 때문이다. 그와 세상사를 얘기하다 보면 언제나 그의 말에는 넉넉한 포용력과 단호한 힘이 동시에 느껴진다. 너그러운 면만 있다면 신념이 의심되고, 단호하게만 느껴진다면 끌어안는 힘이 약하게 된다. 그런데 이 양자를 조화롭게 갖춘 것이 인간 손학규이다. 나는 오늘날 그가 보여주고 있는 탁월한 정치력과 높은 미덕의 생래적 바탕이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손후보가 학생운동과 기독교 민주화운동등의 사회운동을 거쳐 영국 옥스퍼드 대학 유학을 마치고 정치학박사로 대학교수가 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가 비로소 안정된 삶을 갖게 됐다고 축복했다.

그러나 나는 그때 이 세상을 위해 학규형 같은 사람을 현장으로 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는 나같은 서생이 지킬 수 있지만, 학식과 포용력과 신념의 정치인은 세상에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광명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입후보할 때 나는 누구보다 그를 축하하고 지지해 후원모임의 사회까지 보았다.

국회의원은 그의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무대였다. 그는 초선의원 시절에 벌써 정치부 기자들이 뽑은 차세대 리더의 수위를 차지했다. 이어 여당 대변인으로 발탁된 그는 야당의 날카로운 공세를 유연하고도 원숙하게 차단하면서 이전투구의 정치판에서 학자출신 정치인의 미덕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또 보건복지부장관 시절에는 엄청난 사회적 문제였던 한약분쟁을 소리소문없이 진정시키는 놀라운 정치력을 보여주면서 관료가 아닌 정치인출신 장관의 힘이 무엇인가도 보여주었다.

이제 정치인 손학규는 경기도 지사에 출마하여 자신의 정치력을 발현할 새로운 장에 도전하고 있다. 나는 손학규 후보가 반드시 승리할것으로 믿는다.

설혹 시운이 그에게 맞지 않을 수 있다 해도 이미 손학규야말로 차세대 리더로서 조금도 손색없는 인물임을 많은 국민이 알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그렇다면 손학규는 이미 승리한 것이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 시운이 그에게 불리한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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