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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후보·최병렬 후보/내가본 이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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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후보·최병렬 후보/내가본 이 후보

입력
1998.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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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후보/이웃아픔 함께하고 상대방 편안하게 하는 멋쟁이 중의 멋쟁이/李丞涓 탤런트나는 눈이 크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눈이 커서 호기심이 많겠다는 소리도 듣는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나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유독 많은 편이다. 지금 토크쇼 사회자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기질 때문이 아닐까 싶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기 때문에 누가 괜찮은 사람인지, 누가 멋쟁이 인지 금방 알아볼 수 있다.

고건 후보를 처음 보았을 때 멋쟁이라고 느꼈다. 외모도 남다르지만(아마 젊은 시절에는 주변에서 가슴 태우던 여성이 많았으리라) 상대방을 편안하고 자유롭게 만들줄 아는 분이라는 점에서 멋쟁이다. 오랫동안 높은 지위에 있던 사람들은 지나치게 권위적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높은 사람이 권위적이면 아랫사람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없을 것이고 그러면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 보다는 윗사람이 좋아하는 이야기만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명지대 총장시절 학생들과 함께 학교 버스를 타고 다녔다든가 호프집에서 격의없이 어울렸다는 일화등은 고후보에게서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나는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로서가 아니라 인간적 매력이 묻어나는 그런 고후보가 좋다.

「이승연의 세이세이세이」 프로그램 출연교섭차 고후보를 만났을 때의 일이다. 고후보로 부터 어린아이를 맡길 데가 없어 방문을 잠그고 일하러 나갔다가 화재로 아이들을 잃은 주부의 사연을 듣고 펑펑 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가슴이 뭉클했다. 주부의 사연을 듣고 눈물을 흘린 서울시장이 비슷한 처지의 주부들을 위해서 정책을 입안하는 모습, 바로 우리가 보고 싶었던 서울시장의 모습이다.

서울은 참 문제가 많은 도시다. 시민들은 빨리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하지만 그 문제들이 하루아침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 또한 잘 안다. 중요한 것은 서울시장이 우리들의 문제를 잘 알고 있는 지, 그리고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는 지 알고 싶은 것이다. 그런 사실을 알면, 지금의 고통은 참아낼 수 있다. 해결의 희망이 있으니 말이다.

언제이던가. 무슨 시민상 시상식때 휠체어를 타고 나온 수상자에게 고후보가 무릎을 꿇고 공손하게 시상하는 것을 TV를 통해 본 적이 있다. 작은 배려였지만 서울시장이 시민에게 무릎을 꿇고 높이를 맞추어 시상하는 장면은 감동적이었다. 시민과 눈을 맞출 수 있는 시장, 시민을 배려할 줄 아는 시장, 나는 그런 고후보를 존경한다.

◎최병렬 후보/권력에 아부않는 원칙주의자 소탈한 인간미도 물씬/金在淳 전 국회의장

초강력한 신조류가 한반도에 몰아친다. 금융위기가 맹호(猛虎)처럼 우리를 엄습해 온다. 멀쩡한 청장년이 일터가 없어 길거리에서 방황한다. 이처럼 가혹한 경쟁시대에 「원칙없는 정치야 말로 최대의 사회적 범죄」라고 갈파한 간디의 경고(警告)가 새삼 우리들의 중심에 메아리친다.

나라가 가는 길에는 공명한 목표와 대원칙이 있어야 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도 차마 넘어서는 안될 원칙의 선이 있다. 내가 최병렬(崔秉烈) 후보를 사랑하고 존경하며 기대를 거는 것은 그가 원칙있는 정치인으로, 자타가 공인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최후보가 60년대초 한국일보에 입사했을 때부터 언론인 생활을 끝낼 때까지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보았다. 그는 권력에 아부하지 않고 대중에 영합하지 않는 원칙주의자였다. 나는 지금까지도 최후보의 이 점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정·관계 발자취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원칙을 여러차례 보여줬다.

최후보는 위기관리 능력의 소유자이다. 위기관리는 인명의 생사, 조직의 운명과 직결되는 실로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이다. 그것은 결코 인기사업이 아니다. 때로는 미움과 매도를 각오하면서 해야할 일을 해내는 것이다. 강력한 추진력도 돋보인다. 최후보는 치밀한 검토를 거쳐 합리적으로 결정한 일은 속된 말로 「목에 칼이 들어와도」기필코 해내고야 만다.

내가 아는 최후보는 「독하다 싶을 만큼」 억척일꾼이다. 성수대교 붕괴사건이후 시장을 맡아 안전모를 눌러쓰고 서울 곳곳을 누비던 그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의 또다른 매력은 소탈한 인간미에 있다. 그는 평범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타향살이의 설움과 서민의 애환을 잘 안다. 누구와도 격의없이 정겹게 어울리며 한번 맺은 인연을 평생 이어가는 의리의 사나이다.

최후보는 선거에 나서면서 「서울시에 혁명을 가져오겠다」고 강조했다. 옛날 로마시민들이 시민임을 최고의 명예로 생각 했듯이, 그리고 베를린 시민들이 시민임을 자랑하듯이 우리도 서울시민임을 자랑할 수 있는 그런 서울을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세계의 시민들이 우리의 서울을 즐겨 찾아올 수 있도록 자랑스럽게 만들 수 있는 적임자는 단연 최후보이다.

위대한 일은 위대한 사람 없이 이룰 수 없다. 서울시를 우리들의 위대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 서울을 혁명 하겠다고 나선 최후보의 굳은 결의와 의지력에 경의와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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