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 포로 출신으로 베트남 주재 초대 미국 대사인 더글러스 피터슨(62)이 23일 하노이의 성 도마 성당에서 베트남계 호주 외교관 비 레(41)와 결혼식을 올렸다.450여명의 하객들은 이 결혼이 과거 적대국 간의 관계 청산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피터슨의 절친한 친구이자 베트남참전용사재단(VVAF) 이사장인 처크 서시는 『이들이 베트남에서 결혼했다는 사실은 미국과 베트남 관계를 새롭게 하는 하나의 훌륭한 이정표』라고 말했다.
공군조종사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66년 전투기가 격추되는 바람에 포로가 돼 73년까지 6년여동안 베트남에 억류당했던 피터슨은 지난해 월남전 종전 이후 첫 베트남 주재 미국대사로 부임했다.
95년 첫부인과 사별한 그는 부임 직후 한 외교모임에서 베트남태생의 하노이 주재 호주 무역자문관으로 나온 노처녀 비 레를 만나 사랑을 불태웠다. 둘은 과거 포로수용소가 있던 곳에서 한두 블럭 떨어진 대사관저에 신접살림을 차렸다.<김정곤 기자>김정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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