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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는 정권교체 묘약?/배국남 국제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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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는 정권교체 묘약?/배국남 국제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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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은 아시아 국가들의 정권교체를 부르는 「묘약」인가, 아니면 「독약」인가?IMF 구제금융을 받았던 태국 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세 국가가 차례로 정권이 바뀌었다. IMF의 파도는 97년 11월과 12월, 각각 태국의 총리교체를 불러왔고 한국의 정권교체를 가능케 하는 데 일조를 했다. 급기야는 21일 32년간의 수하르토 독재도 삼켜버렸다.

수하르토의 사임은 IMF의 개혁요구에 따른 정부보조금 폐지가 시작이었다. IMF의 개혁방안을 계속 거부했던 수하르토는 국가경제가 모라토리엄(국가채무지급유예)의 상황으로 치닫자 결국 이를 수용했다. 이에 따라 생필품 가격이 200% 이상 폭등, 물가 시위와 폭동이 촉발됐고 이것이 대통령의 사임을 외치는 반정부 시위로 발전한 것이다.

96년 11월 집권한 차왈릿 용차이윳 태국총리는 지난해 7월초 바트화의 폭락으로 172억달러의 IMF구제금융을 받았다. 그는 물가폭등과 300만명의 실업자 양산으로 집권 12개월만인 97년 11월 추안 릭파이 민주당수에게 총리 자리를 넘겨 주어야 했다. 지난해 12월 우리나라의 대선에서도 IMF 구제금융은 집권당에 감표요인이 됐다.

물론 IMF가 정권교체의 직접적인 동기라고만은 볼 수 없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기본적으로 장기독재로 인한 정치불안정 상황에서 IMF가 정치력을 무력화한 기폭제가 되고 만 것이다.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는 아시아의 독특한 정치·경제체제와 문화를 무시한 IMF의 일방적인 처방은 아시아에 「묘약이 아닌 독약」이라는 강한 불만을 가진 사람중 대표주자다.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일본총리도 지난주 선진7개국 및 러시아(G8)정상회담에서 이같은 점을 지적했다 「묵살」당하고 말았다. 홍콩 주간지 아시아 위크는 21일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 50인을 선정, 발표하면서 아시아인이 아닌 미셸 캉드쉬 IMF총재를 1위에 올려 놓았다. IMF의 영향력이 정치를 지배하고 있는 게 작금 아시아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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