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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는 괴짜철학자’서울大서 IMF특강/변산공동체학교 윤구병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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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는 괴짜철학자’서울大서 IMF특강/변산공동체학교 윤구병씨

입력
1998.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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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황은 농군이 본분망각 처자식까지도 저당잡힌꼴/기초생산공동체 되살려야”『자연으로 돌아갑시다. IMF위기는 좁게 보아 우리 발등에 불이지만 넓게 보면 현단계 인류문명의 위기입니다』

대학교수를 그만두고 전북 부안 변산반도에서 농사를 지으며 아이들을 위한 실험학교를 운영하는 「괴짜」철학자 겸 농부 윤구병(尹九炳·55)씨가 22일 서울대에 강사로 초청돼 교수와 학생들에게 IMF위기와 인류문명에 관한 강연을 했다. 윤씨는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린 우산(又山)육영회 창립 30주년 기념 학술토론회에서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독특한 IMF해법을 제시했다.

윤씨는 오늘날 우리가 처한 상황에 대해 『한창 논갈고 밭갈고 씨앗뿌리고 김매야 할 오뉴월 농번기에 일확천금을 하겠다고 일손 놓고 사기도박판에 끼여들었다가 집문서 논문서 날리고 처자식까지 저당잡혀야 할 형편에 있는 농사꾼 신세』라고 비유했다. 그는 『교환가치의 극대화만을 노린 자본주의적 가치는 생명질서만 파괴할 뿐 개인의 생존문제인 실업을 해결할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한 생명체로 사람답게 사는데 필요한 것을 생산하는 「기초생산 공동체」를 되살리는 일에 착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씨는 강연에서 농사경험과 시장경제를 연결하는 다양한 비유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윤씨는 96년 충북대 철학과 교수직을 그만두고 부안군 변산면 운산리 바닷가에 땅을 일궈 「자연 속에서 일하고 놀며 삶의 지혜를 익히는 배움터」인 변산공동체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또 실험학교의 이야기를 담은 「조그만 내 꿈 하나」 등 어린이 교육에 관한 많은 저서도 펴냈다. 그는 교수정년을 15년이나 남겨두고 농촌으로 들어간 것에 대해 『우리사회의 미래를 이끌어갈 아이들에게 자연 속에 살아있는 정서를 심어주기 위해』라고 말했다.<김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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