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재판회부” “하비비도 물러나라” 요구【자카르타=장인철 기자】 32년간 절대 권력을 유지해 온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21일 전격 사임하고 대통령직을 바하루딘 유수프 하비비 부통령에게 이양했다.
하비비 신임대통령은 수하르토의 사임 직후 취임선서를 함으로써 헌법에 따라 2003년까지의 잔여 임기를 맡게 됐다. 하비비 신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국민담화를 발표,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합의사항을 이행하고 정치·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단계적으로 개혁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2일 개각을 단행한다.<관련기사 3·4·5·11면>관련기사>
그러나 관측통들은 하비비가 내년 1월께 실시될 총선, 또는 그 이전까지 과도정부를 이끌고 이후 새로운 대통령이 국민협의회(MPR)에서 선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수하르토는 이날 TV로 생중계된 가운데 대통령궁에서 가진 긴급 회견에서 『나는 이 성명을 낭독하는 순간부터 인도네시아 대통령직을 그만둘 것임을 선언하기로 결심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어 자신의 모든 잘못들을 용서해줄 것을 국민에게 호소했다.
인도네시아 통합군 사령관 겸 국방장관인 위란토 대장은 하비비 대통령의 취임선서 직후 대국민연설을 통해 『군은 하비비 신임 대통령에게 충성을 다짐한다』며 『수하르토 전대통령과 가족들의 안전과 명예를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하르토 축출을 주도했던 대학생들과 재야인사들은 수하르토와 그 가족을 재판에 회부하고 수백억달러에 달하는 수하르토 일가의 모든 재산을 몰수, 국가에 귀속시킬 것을 요구했다. 이와함께 수하르토의 측근인 하비비 신임대통령이 물러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회교단체 무하마디야의 지도자인 아미엔 라이스는 수하르토를 재판에 회부할 것을 요구하고 앞으로 실시될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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