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체제 이후 병·의원마다 환자가 10∼30% 줄었다고 울상이다. 하지만 가계소득이 크게 감소한 서민 입장에선 웬만큼 아픈 것은 참고 지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쉽게 고칠 수 있는 병을 키워 화를 자초해서는 안된다. 간단한 자가진단기구를 갖춰 놓으면 훌륭한 가정주치의 역할을 할 수 있다.가장 널리 사용되는 자가진단기구는 임신진단시약. 부부관계를 가진 1주일 뒤 소변을 막대모양의 시약에 묻혀보면 임신여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5∼6개 제약회사 제품이 시중에 나와 있으며 가격은 7,000∼8,000원.
최근에는 당뇨병, 비만등 각종 성인병을 손쉽게 진단할 수 있는 기구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당뇨병 조기진단기구는 손끝에서 피 한 방울을 채취해 막대시약에 묻힌 다음 진단용 키트에 집어넣으면 45초만에 정상여부를 알려준다. 50만∼100만원으로 다소 비싸지만 영구 사용이 가능하다.
최근 유행하는 인공지능내장형 전자동혈압계는 팔을 기기 안에 넣고 버튼만 누르면 내장된 마이크로컴퓨터가 혈압과 맥박을 한 치의 오차없이 측정해 준다. 가격은 10만∼12만원선. 수동식 혈압계는 8만∼10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체중은 물론 체지방률까지 측정할 수 있는 가정용 체지방계도 나와 있다. 체지방률은 사람의 몸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로 성인병의 중요한 판단기준이 된다. 가격은 일반 체중계(4만∼6만원)보다 다소 비싼 20만∼25만원선이다.
미국의 경우 에이즈 자가진단기구는 물론 수돗물 오염측정기구, 자녀들의 약물복용 여부를 검사하는 기구등이 날개돋힌 듯 팔리고 있다. 집에서 혈액 소변등 샘플을 채취, 계약한 회사에 보내면 당뇨병 심장병등의 가능성을 체크해주는 「텔레메디신」(Telemedicine)도 유행이다. 가정용 의료기기는 백화점이나 약국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의료기기 도매업체가 밀집한 서울 종로3·4가 일대에선 혈압계 안마기 혈당측정기등을 시중보다 20∼30% 저렴하게 판매한다. 다만 정밀검진을 요하는 성인병등은 섣부르게 자가진단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고재학 기자>고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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