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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사기단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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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사기단 ‘주의보’

입력
1998.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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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弗 차관따주마” 정부·기업에 접근/1,000만弗짜리 가짜채권 내밀고 거액 챙기기도IMF경제위기를 틈타 수백억달러의 차관이나 기업자금을 받게 해주겠다며 정부나 재벌기업들을 상대로 한 국제 금융사기조직이 우리나라에 잠입, 검찰과 국가안전기획부가 합동으로 수사에 나섰다. 이들 사기단들은 또 가짜 고액 외국채권이나 위조지폐를 진짜로 속여 거래를 시도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검찰과 안기부에 따르면 2월 일본인 A씨가 외국 모정당이 싱가포르 소재 은행에 예치한 수백억달러를 한국에 유치되도록 주선하겠다고 정부에 제의, 당국이 확인한 결과 실제 은행잔고가 없는 사기로 판명됐다. 또 홍콩인 금융브로커 B씨는 지난해 12월 『일본 금융계 인사가 한국에 1,000억원의 차관지원 의사를 갖고 있다』며 한국은행장의 의향서를 사전에 제출해 줄 것을 제의했으나 조사결과 정부발행 의향서나 지급보증서를 이용해 대출사기를 벌이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K씨도 2월12일 외국정부 자금대여업자로 위장, 금융연구원에 『200억∼500억달러의 외환자금 공급의사가 있다』며 정부나 한국은행의 의향서를 요구했다가 사전에 적발됐다.

이밖에 재미동포 B씨는 H그룹의 하청업체를 통해 H그룹에 200억달러를 대출받게 해주겠다고 제의, 착수금을 챙기려다 안기부에 적발됐다.

대기업이나 정부기관 등을 상대로 한 대출사기는 액수가 커 사전 확인작업으로 적발되는 사례가 많으나 채권·위폐사기는 피해를 당하기 쉬워 안기부는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국제 사기조직이 사용하는 가짜 채권은 1,000만달러권, 500만달러권, 100만달러권 등으로 사기범들은 미 정부의 인정서까지 보여주며 유혹하고 있다.

서울지검은 재중동포 주사호(朱仕虎·44·구속)씨가 미국 국채를 담보로 스위스은행에서 거액대출을 받아 국내 모호텔을 인수해 운영권을 주겠다며 유모(34·여)씨 등 3명에게서 추진비 명목으로 20억원을 받아 가로챈 사실을 확인, 채권 제조 및 입수 경위 등을 수사중이다.

전북 정읍 주민 10여명은 1월 『중국에 보관중인 미국채 3억달러어치(4,500억원 상당)를 20억원에 구매할 수 있다』는 공모(35)씨의 말에 속아 착수금 2억원을 주기도 했다. 모피상 최모씨는 물품판매대금으로 거액의 유고화폐를 받았으나 유고내전이후에는 못쓰는 구화폐로 밝혀져 손해를 입었다.

2월 라이베리아인 크리어린스 머천트(28)씨 등 2명이 경영난에 몰린 무역업자 이모씨에게 『150만달러를 특수약품처리해 한국으로 가져오겠다』며 원상회복을 위한 약품처리비조로 10만달러를 요구하다 적발되기도 했다.<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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