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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선거 D­14 서울시장후보 TV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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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선거 D­14 서울시장후보 TV토론회

입력
1998.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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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 ‘전문행정論’ 崔 ‘소신개혁論’/崔 “구로공단 되살린다” 高 “中企지원 더 효율적”◇ 패널리스트 질문

­고건 후보는 수서사건 등 중요 결정을 본인이 직접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는데.

고후보­『수서사건은 대표적인 정경유착 사건이다. 공식적으로 세번이나 불가처분을 내렸다. 모든 업무의 최종 결정은 시장이 한다. 다만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 담당 주사와 전문가 이해당사자를 참여시켜 토론을 했다』

­총리였던 고후보가 외환위기를 방관한 것은 직무유기 아닌가.

고후보­『우리 정부가 외환위기를 예방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 경제대책회의에 총리가 참여하지 못했다. 이는 개선돼야 한다고 본다』

­환란을 초래한 정권의 마지막 총리로 말을 갈아 타 출마할 수 있는가.

고후보­『고민을 많이 했다. 각계 원로,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과도 상의했다. 나라가 어려울 때 행정경험을 살려 나라를 살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최병렬 후보는 강성 인물로 알려져있다. 공보처장관 시절 KBS 농성에 경찰을 투입했다. 언론자유를 존중해야할 언론인출신이 강성 조치를 취한 이유는.

최후보­『KBS문제는 아픈 기억이다. 당시 매일 파업이 있었고 대통령이 임명한 KBS사장이 제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있었다. 당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언론사에서는 최후보를 최틀러라고 일컫는다. 강성 이미지의 야당출신이 시장이 된다면 중앙정부나 시의회와 통합, 조정이 이루어지겠는가.

최후보­『이 눈치, 저 눈치 보고 일해서는 안된다. 몸을 던질 필요가 있을 때는 몸을 던져야 한다고 본다. 그런 뜻에서 강성이라면 옳다』

­고후보는 3∼6공에서 고위직에 있었다. 양지만을 좇는다는 지적이 있는데.

고후보­『드라마 「용의 눈물」을 보니까 황희정승이 4대째 임금을 모시더라. 전문행정가로 국민에 봉사할 일이 있으면 봉사하는게 옳다고 본다』

­최후보는 조선일보 편집국장때 전두환대통령에 발탁돼 12대 전국구의원이 됐다. 언론인이 5공시절 정계입문한 사실은 떳떳하지 못한 것 아닌가.

최후보­『교섭이 왔을 때 내가 빼달라고 해서 원래 민정당의 전국구 명단에 없었다.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이 막판에 집어넣어 들어갔다. 끝까지 버틸 수 없는 상황이었다. 공직생활을 후회하지 않는다』

­6공 때 정무수석으로 전두환씨를 백담사로 보냈다. 인간적 배신이 아니냐.

최후보­『당시 여소야대 상황에서 5공청산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정무수석으로 전대통령을 찾아뵙고 설득했다』

◇상호토론

최후보­『서울의 북부순환도로가 있다. 고건후보 시장시절 세그먼트공법으로 지어졌다. 강선이 들어가는 이 공법은 겨울이 있는 나라에서 쓰지않는다』

고후보­『교통난이 심각해 서울에 처음으로 순환도로를 만들었다. 용지보상에 10조가 들게 돼 고민고민하다가 하천위에 기둥을 세워서 고가고속도로를 세웠다. 세그먼트 공법은 전문가 조언으로 채택했고 외국에서도 많이 쓴다』

최후보­『순환도로는 잘 세운 것이나 안전상 공법은 잘못됐다』

고후보­『도심순환고속도로는 승용차 전용도로다. 문제 없다』

고후보­『실업대책은 실직자 유형에 따라 다양해야 한다. 일용직 실업자는 취로사업, 사무직 실업자는 정보화사업과 관련한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

최후보­『돈이 적더라도 일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저임금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 70%나 폐업한 구로공단에 낮은 임금으로 공장을 가동, 수출에 나서야한다』

고후보­『경쟁력을 잃은 폐쇄공단을 다시 돌리려면 막대한 돈이 들어간다. 이 자금을 자금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에 지원하는게 더 효율적이다』<이영성 기자>

◎토론회 열띤 공방/“DJ가 병역문제 모른채 高후보 공천한것 아니냐”

고건 후보는 토론에서 자신과 차남의 병역의혹에 대해 집중 공세를 받았으나, 이를 충분히 예상한듯 적극적 해명으로 예봉을 피해 나갔다. 최병렬 후보는 기조연설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고후보의 병역문제를 잘 모른채 공천한 것 아니냐』며 『단순히 선거전략으로 대응하지 말고 국가원수의 입장에서 밝혀 달라』고 선수를 쳤다.

고후보는 먼저 자신의 병역면제 과정을 소상히 설명한 뒤 『경위야 어떻든 복무기회를 갖지 못해 나라에 대해 부채를 짊어지고 있다는 느낌으로 공직에서 봉사를 해왔다』며 『한나라당에서 병역기피 운운하며 공격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인신공격』이라고 잘라 말했다. 차남의 병역면제에 대해서는 『「현대사회병」에 속하는 병의 증상때문에 면제판정을 받게됐다』고 해명했다.

고후보는 최후보의 거듭된 공격에 대해 『병적기록부를 보면 분명히 미하령(未下令)으로 돼 있다』면서 『당시 고시에 합격한 뒤 입대하려고 생각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자원입대를 하려 했다면 방법을 모색할 수도 있었겠지만, 본인에게 맡겨진 일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못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성호 기자>

◎“단국大 풍치지구 해제는 여론 무시한 崔후보 독단”

최병렬 후보에게는 94년 서울시장 재직당시 단국대 풍치지구 해제 조치와 78년 현대아파트 분양 등 특혜의혹이 집중됐다.

고건 후보는 『서울은 녹지가 절대 필요하다』며 『서울의 허파를 없애는 조치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고후보는 또 『여론과 실무진들의 반대에도 불구, 풍치지구를 해제하려 했던 것은 시장의 독단』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후보는 『그 지역은 당시 강의동이 들어서 있어 풍치지구의 기능을 상실한 상태 였다』며 『유서깊은 사립대학을 구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복잡한 사회에서는 결단을 내리고 책임을 지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친구로부터 조언은 듣지만 결정은 공적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후보는, 『시장에 당선되면 그 조치를 계속 추진할 것인가』라는 고후보의 추궁에는 『좀 더 상황을 봐야 할 것』이라며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최후보는 현대아파트 특혜분양건에 대해서는 『일생에 가장 가슴 아팠던 일』이라고 솔직하게 인정한 뒤 『그 이후로는 찜찜한 생각이 드는 결정은 하지 않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김병찬 기자>

◎토론회 이모저모/발언수위 조절 탓 “다소 밋밋했다” 評

20일 처음으로 열린 서울시장 후보 합동토론회에서 국민회의 고건(高建)후보와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후보는 포지티브와 네거티브 전략으로 맞섰다. 두 후보 모두 발언 수위를 조절했고 특히 최후보가 후두염 증세로 목소리를 낮추는 바람에 토론회는 다소 밋밋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후보는 기조 연설에서 『박세리양의 골프 우승은 온 국민에게 웃음과 희망을 안겨주었다』며 밝은 이야기로 서두를 꺼낸 뒤 『서울시장은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여당후보의 프리미엄을 강조했다. 반면에 최후보는 기조연설에서부터 『나라를 망친 정권에서 마지막 총리를 지낸 사람이 반대당 후보로 출마할 수 있느냐』고 공세적태도를 취했다.

질문에서 두 후보는 그동안 제기돼 온 각종 시비거리들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고후보에게는 병역면제와 환란책임, 최후보에게는 단국대풍치지구 해제와 현대아파트 특혜분양, KBS 공권력 투입 문제 등에 질문이 집중됐다. 이에 대해 고후보는 평이하게 가감 없는 경위 설명에 주력했고, 최후보는 「소신」 「불가피」등의 표현을 써가며 강한 톤으로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상호토론순서에 들어가자 분위기는 다소 가열됐다. 고후보는 단국대풍치지구 해제문제를 재론했고, 최후보는 환란 책임과 병역의혹을 다시 들고 나왔다. 고후보는 행정전문가로서의 비교우위를 강조한데 반해 최후보는 『이 시대에는 무사안일한 공직자가 적합하지 않다』며 자신의 추진력과 소신을 부각시켰다.<김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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